삼표 사고로 두달째 작업중지…골재난 심화

러·우크라전쟁 불똥에 시멘트대란까지 겹쳐

극성수기인데 현장에선 작업중단 걱정할 판

새 정부에 대한 규제완화 기대로 들떴던 건자재업계가 암울한 성수기를 맞고 있다. 삼표 사고로 촉발된 골재난에 이어 러·우크라전쟁 여파로 시멘트대란까지 겹쳐 업계는 ‘현장 중단’이란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감안할 처지다.

지난 1월 29일 토사 붕괴사고가 발생한 삼표산업 양주 채석장. 사고로 두 달 넘게 작업이 중지되면서 골재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연합]
지난 1월 29일 토사 붕괴사고가 발생한 삼표산업 양주 채석장. 사고로 두 달 넘게 작업이 중지되면서 골재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연합]

▶업계 1위 작업중지에 골재난 현실화=봄은 건설공사가 활발해지는 최대 성수기. 업계에서 ‘성수기 위기론’이 처음 나온 것은 삼표산업의 양주 채석장사고 이후다. 지난 1월 29일 사고 발생 이후 고용노동부가 내린 작업중지 명령은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재가동 시점도 미정이다.

삼표 양주 채석장은 하루 1만8000㎡의 골재를 생산, 수도권 북부 전체 생산량의 30%를 담당하던 곳이다. 작업중지로 인한 생산차질은 60만㎡로 추정된다. 골재는 국토교통부 골재수급계획상 지역별 자체 공급원칙이 정해져 있어 타 지역에서 공급받을 수도 없다.

작업중지가 장기화되면 3기 신도시와 GTX 등 대형공사 차질이 우려된다. 골재는 레미콘의 80%를 차지하는 핵심 원재료. 현재까지는 비축한 재고로 레미콘을 생산하고 있지만 골재부족이 장기화되면 레미콘 생산도 어렵게 된다.

강원도 쌍용C&E 동해공장. 시멘트업계가 러시아산 유연탄 수입 중지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연합]
강원도 쌍용C&E 동해공장. 시멘트업계가 러시아산 유연탄 수입 중지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연합]

▶러·우전쟁 불똥에 시멘트대란까지=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시멘트대란으로 이어졌다. 대란을 불러일으킨 뇌관은 유연탄이다. 시멘트 1t을 생산하는 데에는 유연탄 0.1t이 필요한데, 국내 시멘트 업계는 유연탄을 러시아 수입에 대부분 의존해 왔다. 지난해 수입한 유연탄 364만t 중 75%인 272만t이 러시아산일 정도다.

우크라 침공 이후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산 유연탄 수입을 중단하면서 시멘트대란의 조짐은 시작됐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재고량은 65만t. 이 중 장기보관으로 굳어진 시멘트 재고 30만t을 제외하면, 사실상 재고량이 35만t에 불과하다. 성수기 때 전국 하루 출고량은 20만t 수준. 공장을 최대로 가동한다 해도 봄 성수기 물량을 맞추기는 어렵다는게 업계의 전언이다.

▶건설업계 ‘도미노 가격상승’ 후폭풍=업계는 수급난이 도미노 가격상승으로 이어져 ‘가격을 맞춰달라’는 요구로 업계간 진통이 계속될 것이라 내다봤다.

레미콘업계는 잇딴 원자재가격 인상으로 공급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멘트업계는 지난 1월 레미콘업계에 시멘트값을 7만8800원에서 9만3000원으로 18%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여기에 골재가격까지 오르고 있다. 이달 골재가격은 1㎡당 1만5000원으로, 연초보다 7% 이상 올랐다. 1/4분기는 건설업계 비수기인데도, 물류비 상승 등의 여파로 골재값이 오른 것이다.

시멘트가격 추가인상 여지도 있다. 한국 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유연탄가격은 1t당 343.73달러로, 지난해보다 4배 이상 올랐다. 유연탄값은 시멘트 제조원가의 30~40%를 차지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 물량부족으로 현장이 멈출 지경”이라며 “물량부족을 해결한다 해도 시멘트, 레미콘 등 원가 상승분을 반영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 전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