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환불 요청을 받은 떡 봉지에 손님의 휴대전화가 들어있었음에도 이를 돌려주지 않은 주인이 법원에서 휴대전화를 숨긴 사실이 인정돼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시 계양구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A(42)씨는 2020년 10월 손님 B(45·여)씨로부터 떡값을 환불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B씨는 불과 5분 전 떡이 들어있는 팩 몇 개를 사갔다가 환불을 요구했고, A씨는 떡이 담긴 검은색 비닐봉지를 돌려받은 뒤 환불해 줬다. A씨는 B씨가 가게에서 나간 뒤 떡이 든 비닐봉지를 박스 등을 쌓아 놓은 곳에 던져뒀다가 이후 박스 주변에 있던 비닐봉지를 집어 들어 근처에 있는 냉동고에 넣었다.
문제는 1시간이 지난 뒤 일어났다. B씨는 남편과 함께 떡집을 찾아와 “휴대전화를 못 봤느냐”며 A씨를 닦달하다가 아무리 전화를 걸어봐도 벨 소리가 울리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A씨가 B씨의 휴대전화를 숨겼다(재물은닉)고 판단해 벌금형에 약식 기소했다.
하지만 A씨는 환불 후 돌려받은 떡 봉지 속에 휴대전화가 없었다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그는 법정에서 “당시 냉동고에 집어넣은 비닐봉지에는 곰팡이가 핀 떡이 들어 있었다”며 “B씨에게 환불해주고 돌려받은 비닐봉지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B씨는 평소 휴대전화를 (진동이 아닌) 벨 소리로 해둔다고 주장했다”며 “당시 B씨의 휴대전화가 가게 안 냉동고에 있었다면 벨 소리가 울렸어야 했는데 누구도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천지법 형사2단독 곽경평 판사는 B씨가 떡값을 환불받으며 건넨 비닐봉지 안에 휴대전화가 들어 있었고 A씨가 이를 숨긴 사실이 인정된다며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B씨에게서 비닐봉지를 넘겨받은 뒤 (떡이 담긴) 팩을 꺼내는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빛에 반사된 물체가 비닐봉지 안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곰팡이가 핀 상한 떡이었다’는 A씨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냉동고에 비닐봉지를 넣는 A씨는 무언가를 숨기는 듯한 모습”이라면서 “벨 소리가 울리지 않은 상황도 냉동고에 던져질 당시 충격으로 휴대전화가 고장 났거나 밀폐된 냉동고 안이라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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