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휘발윳값 8주 연속 상승
“최저가 주유소 찾아라” 동분서주
자차 보유 시민 “차 두고 다녀요”
우크라 사태로 오름세 지속 전망
경기 김포에서 인천으로 통근하는 직장인 이모(31) 씨는 이번주부터 차를 두고 지하철을 타기로 결심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는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서다. 이씨는 “이전에는 5만원을 주고 주유했다면 이제는 7만원은 줘야 한다”며 “통근 시간이 길어졌지만 차를 두는 편이 낫다. 주변 이야기를 들어도 차를 두고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날이 갈수록 치솟는 기름값에 신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최저가 주유소를 찾아 멀리 떠나거나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을 해도 ‘미친 기름값’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당분간 유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민들의 걱정은 커질 전망이다.
자동차로 생계를 이어가는 화물·택시 업계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15일 헤럴드경제와 만난 용달차 운전기사 최철기(58) 씨는 “2~3일에 한 번씩 주유를 해야 하는데 기름값 때문에 미치겠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저렴한 주유소를 찾고 있다”며 “손님들에게 받는 비용을 올리자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것 같고, 안 올리자니 기름값이 감당 안 된다. 미칠 지경”이라고 말했다. 택시기사 홍모(57) 씨도 “요즘 기름값 생각하면 차라리 보조금 받고 전기차 택시로 갈아탈 걸(하는 생각에) 후회된다”며 “(사회적)거리두기 때문에 가뜩이나 손님도 없는데 이래저래 상황이 좋지 않다”고 털어놨다.
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에서는 ‘최저가 주유소’를 문의하는 글이 속출하고 있다. 동네 최저가 주유소를 찾거나 주유 노하우를 공유하는 식이다. ‘주유 노하우 글’에서는 “오늘이 제일 저렴하다”며 한 번 주유할 때 최대한 많은 양을 주유하거나, 할인카드를 최대한 동원할 것을 권유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주유소를 운영하는 업주들의 마음도 마냥 편치 않다. 서울 금천구에서 가장 저렴한 주유소로 알려진 A주유소 사장은 “주말에는 손님이 많긴 하지만 전체 손님 수로 따지면 오히려 이전보다 줄었다”며 “사업장이 주거지에 위치해 손님 대부분이 일반 승용차인데, 기름값이 뛰다 보니 한동안 차를 두고 다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B주유소 사장도 “정유사가 운영하는 직영 주유소라 기름값이 오른다고 사장이 돈방석을 앉는 것도 아니다”며 “기름값이 하도 오르니까 나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는 8주째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992.59원으로 한 달 전인 지난 2월 14일(1714원)과 비교해 무려 278.59원 상승했다.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2075.93원까지 치솟아 2013년 9월 이후 9년 만에 2000원을 넘어섰다. 이날 경유 가격은 1898.75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363.75원 올랐다.
국내 유가는 러시아에 대한 각종 제재로 국제 유가가 뛰면서 향후 몇 주간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고,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산 구매를 줄이는 등 원유 공급이 감소하면 국제 유가가 더욱 치솟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당초 이달 말에 끝낼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오는 7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