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NC소프트 대표[NC소프트 제공]
김택진 NC소프트 대표[NC소프트 제공]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한국 게임은 주가 폭락의 원인을 중국 게임사에서 찾지 말고 스스로를 반성해야 할 것”(중국 게임 매체 게임룩)

국내 게임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폭락하자 중국 매체가 이를 집중보도하며 “한국이 다양한 게임을 출시하는 중국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때 국산 게임의 지적재산권(IP)을 답습하고 표절하던 중국이 이젠 한국 게임을 조롱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 게임의 자국 시장 진출을 막아놓은 중국이 한국 게임시장에 침투하며 경쟁이 심화됐다는 분석에는 “한국 게임사가 실패 책임을 중국에 돌리고 있다”고 발뺌했다.

중국 게임 매체 ‘게임룩(gamelook)’은 지난 2일 한국의 대표 게임사 ‘3N(넷마블·넥슨·엔씨소프트)’에 대해 “넷마블은 작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주가가 17% 하락했으며 넥슨도 같은 기간 30.59% 폭락했다”고 보도했다.

게임룩은 특히 엔씨소프트에 대해 집중 언급하며 “8월 신작 ‘블레이드&소울’ 이후 주가가 직격탄을 맞으며 리니지W의 흥행에도 엔씨소프트 주가는 53.12% 폭락했다”고 썼다.

중국 게임 매체 게임룩이 인용한 국내 게임사 NC소프트의 주가 추이.[출처, 게임룩(Gamelook)]
중국 게임 매체 게임룩이 인용한 국내 게임사 NC소프트의 주가 추이.[출처, 게임룩(Gamelook)]

최근 중국 게임이 국내 시장에서 상위권에 들며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는 한국 언론의 분석에 대해선 “한국이 자국 게임 회사의 주가 폭락이 중국 때문이라고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중국 게임의 영향력과 경쟁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경쟁이 주가 하락의 근본 원인은 아니며, 진짜 원인은 한국 게임이 혁신적인 콘텐츠로 소비자를 유치하려고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자국 시장은 철저하게 막은 채 국내 게임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중국이 불공정한 경쟁에 대해선 발뺌하며 한국 게임사의 역량을 깔보는 등 작심 비난한 것이다. 실제 중국 게임은 국내에서 매출 상위권에 들며 흥행하고 있다. 최근 구글 플레이 내 일매출 기준 중국 게임사 미호요의 ‘원신’은 ‘리니지2M’을 제치기도 했다. 반면 한국 게임에 대한 자국 시장의 게임 판호(유통 허가) 발급은 잠정 중단 상태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 매출 순위를 급격히 끌어 올린 게임 '원신'의 메인 화면.[원신 홈페이지 갈무리]
최근 국내 시장에서 매출 순위를 급격히 끌어 올린 게임 '원신'의 메인 화면.[원신 홈페이지 갈무리]

이어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열올리고 있는 P2E(돈 버는 게임)에 대해서도 근거 없는 비판을 이어갔다. 게임룩은 “게이머들은 P2E에 그닥 열광하지 않는데 한국 게임사는 여전히 자원을 P2E에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위메이드를 언급하며 “위메이드 신작 미르4의 글로벌 수익은 예상과 달리 좋지 못했고 위메이드 영업이익도 시장 기대치의 37%에 불과했다”고 썼다.

여기에 게임룩 보도는 MMORPG(대규모 다중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에 치중돼있는 한국 게임과 달리 중국 게임사들은 다양한 유형의 고품질 게임들을 내보내고 있다며 “중국의 정신을 배우고, 자국 상업의 장단점을 반성해야 한다”는 훈수까지 뒀다.

한편 중국의 한국 게임 산업 폄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게임룩은 작년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게임사 미호요(miHoYo Limited)의 ‘크로스플랫폼 전략’을 적극 차용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크로스플랫폼은 하나의 게임을 모바일·PC·콘솔 등 여러 기기에서 즐기는 플랫폼으로 이미 수년 전부터 게임업계에서 트렌드로 자리잡았지만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게임 성공사례를 모방했다는 주장을 내세운 것이다.


h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