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용품비 월급에서 제하고…실업급여 물으면 잘라버리고… 카톡·메시지로 해고통보 하고…모두 부당해고 해당 처벌대상 알바노조 부당노동환경 설문…“해고사유 모른다” 33% 응답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A 씨는 최근 억울한 일을 당했다. 사장이 물컵, 헤드셋 등 매장 내에서 없어진 물건의 비용과 A 씨가 청소를 위해 구입한 청소용품 비용을 A 씨의 월급에서 제한 것. A 씨는 ‘부당하다’며 항의했고, 사장은 A 씨를 곧장 해고했다.
B 씨는 몇해 전 일하던 음식점에서 사장에게 실업급여에 대해 물어보다 ‘정서불안’이라는 이유로 해고를 당했다. 15살 때부터 수많은 알바를 한 B 씨는 “입바른 소리를 했다가 ‘사업주 명령 불이행’이라는 말을 듣거나 종업원이 한명 밖에 없는 가게에서 ‘동료와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해고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근 맥도날드에서 1년여 간 일하던 20대 알바생이 부당한 근로 환경을 고발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사연이 알려지면서 어린 알바생들의 부당한 노동환경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헤럴드경제 11월13일 11면 참조.
알바노조는 19일 ‘해고 경험이 있는 알바노동자’에게 ▷해고할 때 어떤 이유를 제시했는가 ▷해고 사유에 공감하는가 ▷어떤 식으로 해고를 통보받았는가 등 세 가지 문항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상당 수의 응답자들로부터 해고 사유도 모르거나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는 답이 나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 알바노조가 지난 3일부터 17일까지 123명의 해고알바생들에게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2.5%는 해고 사유를 모른채 해고 당했다. 해고 사유를 알려준 경우에도 11.4% 가량은 ‘내 권리를 말한다’, ‘일하는 시간을 조정하는 것이 싫다’는 등의 부당한 이유로 일을 그만둬야 했다.
때문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5.3%는 ‘해고 사유에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업주가 말한 해고 사유가 전혀 정당하지 않다’고 답했고, 30.9%는 해고 사유에 동의하지 못한다고 했다.
해고를 통보하는 방식은 더욱 문제였다. 응답자의 61.8%는 서면으로 된 해고 통지서 없이 전화통화, 카톡, 문자메시지 등으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알바생들 사이에 ‘그나마 양반’이라고 여겨지는 사장의 구두통보(?)는 27.6%에 불과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이같은 해고 방식은 모두 불법이다. 근로기준법은 26조~27조에서 사용자가 노동자를 해고할 때 해고 사유와 시기를 명시해 서면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신규현 노무법인 참벗 노무사는 “해고 사유를 적시하지 않고 카톡이나 문자로 해고를 통보하거나 다른 사람을 통해서 전달할 경우 부당해고에 해당하며, 해고무효 처리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 업주는 알바생에게 30일 이전에 해고를 미리 알려야 한다.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편의점 알바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편의점 알바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신 노무사는 “6개월 이상 일한 경우, 노동자가 해고 이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30일의 기간을 정하고 해고 통보를 해야 하며, 30일 이내에 해고되면 해고 예고수당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 대다수 알바생들은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는 식으로 갑작스럽게 해고를 통보받고 있다.
이 외에도 “가족이 그 시간에 일을 할 것이니 내일부터 해고다”, “사내 성폭력 문제를 제기했으니 자진 퇴사하라”는 등 수많은 부당한 이유로 알바생들이 해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노조는 이같은 알바생들의 부당해고 사례를 알리고자 오는 20일 맥도날드 알바생 이가현 씨가 일한 맥도날드 역곡점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또 알바노조는 이 씨의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하고,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의 국제연대를 통해 이슈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서지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