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투표 당일 투표권 가진 코로나19 확진자 140만명 예상
선관위 “확진자 사전투표 투표 현황 몰라”…‘부실 반복’ 우려
“정부, 민주주의 기본 투표권 보장 안해”…시민 비난 잇달아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 본투표 당일 투표권을 가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가 14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에게 주어진 투표시간 90분이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민주주의 기본 권리인 투표권마저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1만716명으로 집계됐다.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4일부터 4일째 2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해당 기간 누적 확진자는 97만5524명으로, 일평균 신규 확진자는 24만3881명에 달한다.
만 18세 미만 확진자 비율 약 20%를 고려하더라도 현재 추세면 선거 당일 격리 인구는 14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 당일 전국 투표소는 1만4464곳으로 투표소당 평균 93명을 수용해야 한다. 이는 격리자가 투표소에 도착한 후 모든 절차를 거쳐 투표를 완료하기까지 1분 안으로 끝내야 가능한 수치다.
확진자와 격리자는 본투표일인 오는 9일 오후 6시부터 7시30분까지 90분간 본인 주소지 관할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사전투표에서는 확진자가 몰리면서 투표하기까지 1~2시간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과 같이 사람이 밀집한 지역은 상황이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역 사전투표소의 경우 투표 개시 1시간 동안 확진자 4명이 투표를 하는 데 그치기도 했다.
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확진자 투표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사전투표에서 투표소 1곳당 확진자 20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확진자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선관위는 사전투표에 참여한 확진자·격리자 수조차 파악하지 않아 본투표 당일 확진자 투표 관리에 또 다시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사전투표에서 확진자가 몇 명이나 투표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집계한 바 없다”고 말했다.
선관위가 비용 등의 문제로 마감시간 연장을 단호하게 반대해온 만큼, 타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선관위는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선투표 마감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연장하자는 여야 합의안에 대해 행정상 어려움과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며 거절했다.
시민들은 민주주의 기본인 투표권을 정부가 보장하지 않는다며 분노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격리 중인 직장인 김모(27) 씨는 “민주주의 기본 권리인 투표권마저 빼앗긴 기분”이라며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는 정부가 이를 오히려 막아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직장인 김지현(38) 씨도 “이번 선거만큼 후진적이고 비민주적인 선거는 처음”이라며 “그럼에도 정부는 일말의 책임의식 없이 시민들의 항의를 ‘난동’으로 규정하는 등 뻔뻔스럽게 대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사실상 확진자 투표 완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위기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지나치게 짧은 시간만을 허용한 정부 판단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투표 마감시간을 최소한 (오후)9시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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