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도대체 TV 지상파에서는 이런 걸 왜 못 만드는 거야? 좋은 소재는 넷플릭스한테 다 뺏기네!”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년범 재판부를 다룬 드라마가 넷플릭스에서 지난 25일 공개됐다. 그간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장르물로 흥행을 했던 넷플릭스지만 이번엔 좀 다르다. 최근 소년범죄와 관련법을 향한 국민의 관심사가 매우 큰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소재를 잘 다뤘다는 평가다. 동시에 시청자들이 원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지 못하는 국내 방송업계를 향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한국에서 결제 수입만 5000억원을 넘게 번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새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최근에는 요금까지 인상했지만 한국인들의 넷플릭스 사랑은 여전하다.
넷플릭스는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소년심판’을 공개했다. 김혜수, 이성민, 이정은, 김무열 주연의 소년심판은 제작 당시부터 신선한 소재로 화제를 모았다. 소년범죄 사건을 다루는 ‘소년 형사합의부’의 판사들과 사건 당사자들이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국내 최초로 소년범 재판부를 다룬 드라마라는 의미도 있다.
반응은 뜨거웠다. 마지막 공식 예고편 영상은 무려 62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특히 작중 인물들의 대사가 소위 ‘사이다(속이 시원한)’여서 입소문이 났다. 최근 촉법소년 문제는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며 국민의 공분을 샀다. 나이가 어려 처벌이 약할 것을 믿고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일부 소년범의 행태가 공론화됐다. ‘소년심판’은 그러한 국민적 관심을 시의적절하게 파악하고 문제의 핵심을 파헤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간 넷플릭스는 흥행작 대부분이 장르물에 치중돼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오징어 게임’을 제외한 ‘킹덤’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은 모두 좀비물이다. ‘오징어 게임’마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장르물에 속한다.
때문에 넷플릭스는 지금껏 국내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새로운 콘텐츠 마련에 고심해왔다. ‘소년심판’은 대표적인 상반기 기대작으로, 장르물의 한계를 탈피하기 위한 넷플릭스의 전략으로 분석된다.
넷플릭스 소년심판 공개 소식에 국내 방송업계를 향한 비판도 쏟아졌다. 누리꾼은 “지상파에서는 왜 소년심판과 같은 드라마를 만들지 못하냐” “소재가 이렇게 신선한데 그동안 왜 제작되지 못했을까”라는 반응을 보였다. 소년범이라는 소재가 시의성이 높고 콘텐츠로 제작되기 충분함에도 결국 넷플릭스에 빼앗기는 양상이 됐기 때문이다. 같은 주제여도 넷플릭스가 만들면 퀄리티가 훨씬 높다는 이용자들도 있었다.
업계에서는 제작비 규모의 차이를 원인으로 꼽는다.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한 넷플릭스는 작품당 최소 수백억원의 제작비를 투자하고 있다. 국내 드라마 제작비의 4~5배 수준이다. 관련 IP(지식재산)와 해외 유통권 등을 독점하는 대신 ‘선계약 후공급’을 원칙으로 제작비 전액을 지원한다. 제작 과정에서의 간섭도 최소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지상파의 경우 자체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제작비 규모가 현저히 적다. 때문에 PPL(간접광고), 협찬 등을 조건으로 다양한 투자자를 구해야 한다. 또한 여전히 ‘선공급 후계약’ 관행이 있어 제작사가 플랫폼에 콘텐츠를 먼저 공급하고 흥행 여부가 드러난 후 계약이 맺어진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사람들이 어떤 방송매체를 이용하는지 조사한 결과, TV를 보는 시간은 갈수록 줄고 있는 반면 넷플릭스 등 OTT 이용시간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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