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이슬람국가’(IS)가 리비아의 항구 도시 데르나를 사실상 장악,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유럽 코앞까지 진격했다.
미국과 유럽 등이 시리아ㆍ이라크 내 공습에 집중한 틈을 타 북아프리카로 세력을 확대한 IS의 전략에 서방 세계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18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IS 분파 ‘이슬람 청년 슈라위원회’(SCYI)는 데르나를 완전히 점령한 후 지명을 바르카로 바꿔 IS 영토로의 편입을 선포했다.
SCYI는 데르나에 전투원 800명을 배치하고 도시 외곽에 6개의 병영을 설치, 통제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데르나 정부청사, 법원, 경찰서 등 도시 곳곳엔 IS의 검은 깃발이 나부끼고 있으며 축구경기장은 SCYI의 공개처형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라크 모술, 시리아 데이르에즈조르에 투입됐던 300여명의 리비아 출신 IS 전투원들이 데르나로 합류해 통치체제 구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IS 최고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도 2달 전 자신의 측근을 급파해 데르나 점령을 적극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구 10만명의 지중해 항구 도시 데르나는 유럽연합(EU) 남부 해안선과 불과 200마일(약 322㎞) 떨어져, 바다만 건너면 이탈리아와 그리스에 닿을 수 있는 곳이다.
때문에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군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IS 세력이 중동을 넘어 북아프리카까지 확대, 유럽까지 IS의 사정권에 놓이게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SCYI가 해안선을 따라 알바이다, 벵가지, 수도 트리폴리까지 진격을 예고하고 있어 이런 우려를 가중시킨다.
특히 IS가 서방의 공습에도 와해되기는 커녕 세력을 불리고 있는 것은 국가 형태를 갖춰갈 정도로 진화된 IS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실제 IS는 지난 8월 미국이 이라크 내 첫 공습에 나선 뒤 공세가 주춤해졌지만 점령지에서 국가 체계를 확립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며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조세ㆍ행정ㆍ사법 체제를 갖춘 데 이어 급기야 통화까지 발행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IS의 모체인 알카에다의 북아프리카 지부(AQIM)가 IS를 따라 서방 포로들의 동영상을 18일 공개했을 정도로 IS는 기존 테러조직보다 한 단계 앞섰다는 평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IS가 미군 주도의 공습에 견디면서 넓은 범위에서 전선을 유지 중”이라면서 “미국이 바라는 시나리오와는 정반대로 시리아 정세는 더욱 수렁에 빠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