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정상화·미래부문 확충 과제

“성장사업 비중 52%로” 청사진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로 재작년 4월 채권단 관리 체제에 들어간 두산그룹이 구조조정 작업의 최종 관문을 앞두고 있다. 채무 상환이 마무리 단계이고 실적도 흑자로 돌아섰기 때문에 재무상태는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상태다. 그러나 채권단이 두산의 경영정상화 수준을 언제 인정해줄지 여부가 채권단 졸업 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향후 또 다른 공적자금 수혈이 뒤따르지 않도록 경기 변동성이 높은 중공업 중심 사업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도 중장기 과제다.

두산 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두산중공업은 현재 1조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고 오는 18일 납입이 완료되면 이 중 5000억원을 빚을 갚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이로써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은 채무 문제가 사실상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채무 변제만으로 채권단이 구조조정 꼬리표를 떼주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2년 전 채권단은 두산그룹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재무구조 개선’ 뿐 아니라 ‘경영정상화 방안 수립·실행’을 조건으로 내세운 바 있다. 국책은행 중심의 채권단 입장에서도 국민 세금을 재원으로 회생을 지원한만큼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는 두산이 또 다른 경영 위기에 노출되지 않을만한 경영 여건이라는 명분이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1조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주·단조 공장 설계·조달·시공(EPC) 등 최근 두산중공업의 잇따른 해외 수주 소식은 채권단의 최종 결정에 긍정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전년대비 15.4% 증가한 13조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6600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소형건설장비 계열사인 두산밥캣이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보인 가운데 두산중공업 실적도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특히 이번 구조조정의 단초를 제공했던 두산중공업도 650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기록, 8년 만에 플러스 전환됐다.

구조조정이 끝나더라도 두산 그룹은 신·구 사업의 균형을 통해 안정과 혁신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현재 그룹 매출 중 두산중공업 비중이 86%에 달하고 순이익은 대부분이 중공업에서 나오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주 실적 발표를 통해 올 3조9000억원의 수주가 예상되는 기존사업 규모를 2023~2026년 중 연평균 2조4000억원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가스터빈(1조8000억원), 수소(6000억원), 신재생에너지(2조1000억원), 차세대 원자력발전(8000억원) 등 미래사업 규모는 올 3조9000억원에서 향후 연평균 5조300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렇게 되면 전체 중 미래사업 비중이 36%에서 52%까지 올라가게 된다.

㈜두산도 지난해 12% 성장한 전자제품 소재 사업을 올해는 6% 더 키우는 한편 자회사로 두고 있는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두산로보틱스,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등 3개 테크 자회사들의 매출도 지난해 180% 성장시킨 데 이어 올 추가로 93% 가량 올리겠다고 밝혔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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