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무마 의혹 보고서도 잡음
검찰총장-성남지청장 통화 논란
총장 임명 ‘특임검사’ 대안 부상
‘검사 범죄 수사’ 공수처도 변수
박은정 성남지청장이 이른바 ‘성남FC 사건’을 무마했단 정황에 대해 검찰이 진상조사에 나선 가운데,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며 특임검사 도입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성식 수원지검장은 지난달 27일 정례보고 자리에서 김오수 검찰총장에게 성남FC 수사 무마 의혹 관련 경위 보고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FC 사건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기업들에 성남FC 광고비 등으로 160억원을 내도록 해 제3자 뇌물수수 의혹으로 고발된 사건이다.
신 지검장이 제출한 보고서는 성남FC 수사에 참여하지 않은 성남지청 형사2부장 검사가 작성한 것으로, 박 지청장이 본인 입장을 반영하도록 일부 내용에 대한 수정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수사 검사가 박 지청장에게 보고했던 내용·일시 등을 기록한 ‘수사 일지’도 보고서에서 빠졌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에 대해 성남지청 관계자는 “수사팀 의견을 그대로 반영해서 충실하게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총장이 성남FC 후원금 관련 수사 과정에서 박 지청장과 통화한 사실까지 드러나며, 진상조사에 대한 신뢰성도 흔들리게 됐다. 네이버가 성남FC에 낸 후원금 39억원과 관련, 성남지청 수사과가 자금 흐름 분석을 위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자료 조회를 요청하려는 과정에서 김 총장이 박 지청장에게 전화를 했단 것이다. 대검은 “절차상 문제가 있어 재검토해 보라는 취지로 지적해 준 것”이라며 “적법절차 준수 차원에서 검찰총장의 일선 청에 대한 당연한 수사지휘권 행사”라고 설명했다.
김 총장의 중립성까지 의심받게 되면서, 현재로선 ‘특임검사’ 임명이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특임검사는 검찰총장으로부터 독립해 수사를 하고, 결과 보고만 하는 방식이다. 특임검사는 특별검사와 달리 검찰총장이 대검 훈령에 따라 임명해, 국회의 별도 동의는 필요하지 않다.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 특검 역시 여당인 민주당이 다수석인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하다.
역대 특임검사가 수사한 사건은 ▷2010년 ‘그랜저 검사 사건’ ▷2011년 벤츠 검사 사건 ▷2012년 조희팔 뇌물검사 사건 ▷2016년 진경준 ‘주식 대박’ 사건 등 총 4건이다. 특임검사가 임명된 사건에서 피의자들은 모두 구속기소 됐다. 다만 역대 특임검사 임명 사례와 달리, 이번 사안은 범죄성립 여부를 좀 더 따져봐야 하는 문제가 남는다. 법조계에선 박 지청장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단 지적도 나오지만, 처분으로 이어지지 않고 사건 처리를 지연시킨 게 범죄가 될 수 있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또한 지난해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존재도 특임검사 임명에 변수가 될 수 있다. 대검 훈령에 따르면 검찰총장은 ‘검사의 범죄혐의’에 대해서만 특임검사를 지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있던 4건의 특임검사 사건은 모두 공수처 출범 이전으로, 현재 공수처가 검사 관련 범죄를 전담 수사하는 만큼 사건을 공수처가 수사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은 박 지청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박상현 기자
pooh@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