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러시아 정부가 ‘위키피디아’를 대체하기 위해 자체 인터넷 백과사전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16일(현지시간) 타임이 로이터 통신과 리아노보스티 통신을 인용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대통령도서관은 지난 14일 “위키피디아 분석 결과 이 매체가 러시아 지역과 생활에 대한 정보를 자세하고 충분한 방식으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자세하고 신뢰성 있는’ 정보를 주기 위해 위키피디아를 대체할 새 웹사이트를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도서관 측은 또 “위키피디아 대체 작업이 이미 시작했다”면서 27개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5만권 이상의 장서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러시아판 위키피디아 제작으로 러시아 인터넷 사용자들이 기존의 위키피디아 웹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하게 되는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기존 위키피디아처럼 사용자들이 내용을 수정ㆍ보완 가능한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로이터는 러시아판 위키피디아 제작 추진의 배경으로 평소 인터넷을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특별 프로젝트’라고 폄하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목했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과의 관계가 급격히 경색되며 ‘신(新)냉전’ 발발까지 우려되자 ‘온라인 영토’를 서방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문제의식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지난 2월부터 법원 명령 없이도 웹사이트를 차단할 수 있게 됐으며, 8월부턴 팔로워(온라인 친구) 3000명 이상인 블로거들을 연방보안국(FSS)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하도록 했다.

때문에 푸틴 정부에 비판적 내용이 삽입될 수 있다고 판단, 러시아판 위키피디아 제작을 통해 인터넷 검열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 미국 비영리단체 위키미디어 재단이 2001년 설립한 위키피디아는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쓰거나 수정ㆍ보완할 수 있는 온라인 백과사전이다. 또 전 세계 웹사이트 가운데 6번째로 사람들이 많이 찾을 정도로 영향력이 높다.

현재 러시아 위키피디아에는 100만개 넘는 항목이 등재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