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시효 두 달...수사 방향은

녹취록 속 인사들 조사 불가피

유한기 사망에도 증거능력 지녀

현 단계 의혹 해소 마지막 단서

대장동 개발을 둘러싸고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 대해 사퇴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 사건의 공소시효가 2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최근 돌연 사망한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과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이 사실상 의혹 해소의 마지막 단서로 남은 가운데, 녹취록에 언급된 인물들에 대한 조사 자체는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황 전 사장에 대한 사퇴 압력 관련 직권남용 혐의 사건의 공소시효를 내년 2월 초로 보고 있다. 직권남용죄의 공소시효가 7년인데, 유전 본부장이 황 전 사장을 찾아가 사표 제출을 압박한 것으로 의심받는 시점이 2015년 2월 6일이기 때문이다. 공소시효 만료까지 두 달도 남지 않은 셈이다.

수사팀 입장에선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적으로 알려진 의혹의 공소시효를 그냥 흘려보내기만 할 경우 책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인물들에 대해 공소시효 만료 전 어떤 결론이든 낼 수밖에 없다. 황 전 사장이 공개한 유 전 본부장과 녹취록에 유씨의 ‘윗선’으로 꼽히는 인사들이 언급되기 때문에 이 녹취록은 사실상 마지막 남은 단서라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황 전 사장 사퇴 압력으로 관련자가 재판에 넘겨질 경우 증거능력을 갖는다고 설명한다. 형사소송법 전문가인 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대표변호사는 “녹취록의 경우 사망한 사람의 진술에 대해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따라 증거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규정은 원 진술자가 사망한 경우,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뤄진 점이 증명되면 증거로 삼을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일선의 한 간부급 검사는 “형소법 제314조와 관련해, 대화가 본인들의 의사에 따라 자유로운 상태에서 이뤄진 경우면 통상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에서 법관이 이 증거를 믿을 것인지(증명력)는 또 다른 문제지만, 증거가 될 수 있는 자격(증거능력)은 갖추는 셈이다.

녹취록이 향후 재판의 증거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은 현 단계의 수사 단서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핵심 당사자인 유씨 사망으로 윗선의 직권남용 혐의 입증은 더 어려워졌다는 게 수사 전문가들의 지배적 평가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큰 장애물이 생긴 건 사실”이라고 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녹취록에 있는 내용만 가지고 혐의 사실 관련 부분을 다 증명할 수가 없다”며 “핵심인물이 사망해서 연결고리가 차단된 상태에서 관련자들의 협조를 얻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녹취록에 언급된 인물들의 관여 여부와 법적 책임에 관해 공소시효 만료 전 무혐의든 기소든 결론을 내야 하는 만큼 조사를 통한 진위 여부 확인 작업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녹취록에는 유씨가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과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의 뜻이라며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독촉하는 대목이 나온다. ‘정 실장’으로 언급되는 정 전 실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다.

형사사건 전문가인 한 변호사는 “설령 책임이 없다는 결론을 내기 위해서라도 대화에서 거론된 인물에 대한 조사는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수사 상황에 따라 이 후보에 대한 서면조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녹취록에는 유씨가 황 전 사장에게 “오늘 (사표)아니면 사장님이나 저나 다 박살난다”,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일”이라고 언급한 부분도 담겨 있다. 안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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