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조두순’ 막으려면

분노여론에도 제도 마련은 미비

전자발찌제도 구멍·불신 여전

1인당 17명 관리 “인력 더 필요”

보호수용제는 논의만...국회계류

흉악한 성범죄자 조두순이 지난 해 12월 12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법무부 안산준법지원센터에서 나올 당시의 모습. 그나마도 마스크에 의해 절반 이상 가려진 그의 얼굴은 1년이 지난 지금 더 달라져 있을 것이다. 그를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알아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이 불안감을 더하는 게 사실이다. [연합]
흉악한 성범죄자 조두순이 지난 해 12월 12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법무부 안산준법지원센터에서 나올 당시의 모습. 그나마도 마스크에 의해 절반 이상 가려진 그의 얼굴은 1년이 지난 지금 더 달라져 있을 것이다. 그를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알아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이 불안감을 더하는 게 사실이다. [연합]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이 출소하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조두순이 출소하자 어른들은 아동성범죄자에 대한 대책이 부족했다며 반성의 목소리를 냈다. 전자발찌 착용, 출소한 흉악범의 사회적 격리 등 다양한 후속 대책도 쏟아졌다. 1년이 흐른 지금, 한국사회는 어떨까. 전과 18범이었던 조두순과 비슷한 흉악범이 2021년 다시 사회로 돌아올 때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까. 분노가 한국 사회를 한 차례 휩쓸고 갔지만 아동성범죄자에 대한 대비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당시의 논의들은 현재도 유효하다.

조두순 출소 당시 지역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던 이유는 전자발찌제도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불신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 사건’ 당시 경찰은 강씨의 소재를 즉각 파악하지 못했다.

전짜발찌 대상자를 관리하는 보호관찰관도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전자감독 보호관찰관 1명이 담당하는 관리인원은 17.3명이다. 지난해 19.1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숫자다. 보호관찰관 인력이 늘어난만큼 전자발찌를 차는 사람들도 늘었기 때문이다. 전자감독 대상자는 올해 4847명, 지난해 4026명이다.

보호관찰관들은 아동성범죄자의 재범을 막기 위해서라도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10여년간 보호감독관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법무부 관계자는 “보호관찰관은 단순 관찰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자의 심리를 파악해 재범을 방지하는 일까지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신뢰관계도 형성해야 하고, 고민 상담도 잘해야 하는데 현재 인원만으로 벅차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조두순과 같은 재범 우려가 큰 대상자를 위한 1대1 보호관찰이 도입되기도 했지만 시행 초기라 적은 인력으로 운영된다. 올해 7월 기준 1대1 보호관찰을 담당하는 인원은 19명이다.

조두순 출소 당시 수면위로 떠올랐던 ‘보호수용제’는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보호수용제는 형기를 마치더라도 재활시설 등에 격리 치료를 하는 제도다. 정부와 여당이 발의한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재범위험성 등 일정 요건이 인정되면 본래의 형을 마친 후 최대 10년까지 수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캐나다 등에서도 재범 위험성이 높은 성범죄자와 같은 범죄자에 한해 출소 후에도 별도 시설에서 관리하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해당 제도를 공약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도입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보호수용제 도입을 담은 정부의 법안 추진에 대해 이중 처벌 등의 문제가 있다며 이미 여러 차례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보호수용제를 찬성하는 입장도 해당 정책이 형벌이 되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름만 바꿔서 형벌을 주는 식이 돼선 안 된다”며 “성충동약물치료, 전자발찌 착용, 신상공개같은 제도가 재범을 막는데 부족하기에 이걸 막기 위해 다른 나라들이 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승 연구위원은 “재범 위험성이 높은 사람은 스스로도 그 감정을 알기 때문에 보호수용소가 그들의 감정을 누르는데 도움을 주는 곳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동성범죄는 매년 1000여건 꾸준히 발생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세 이하 아동청소년 범죄는 1155건, 그 전 해는 1374건 발생했다. 범죄유형으로는 강간 및 강제추행이 다른 유형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전문가들은 재범 방지를 막기 위해서는 아동성범죄사건이 ‘마녀사냥’에 그쳐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특정한 기관 하나의 노력만으로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경찰부터 보호관찰기관, 사회복지기관까지 유기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며 관련 기관 간의 소통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형벌제도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는 입장도 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형벌은 가장 무거운 죄를 가중해 처벌하는 방식을 채택하는데, 전과가 많았음에도 범죄를 저지른 조두순 같은 흉악범을 막기 위해서는 각 죄에 정한 형을 합산하는 병과주의 도입도 생각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빛나·김영철 기자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