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금융당국을 중심으로 통일금융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은행이 관련 사업기회를 모색하려면 정부나 타 금융회사의 합작 등 적극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은행업 관점에서 바라본 통일금융의 이슈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통일이 되면 북한의 사회주의 금융시스템이 자본주의 금융시스템으로 이행하면서 국내 은행은 새로운 성장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북한이 은행의 사유화를 미루는 대신 해외 금융회사의 진출을 허용하는 등 금융시장을 선제적으로 자유화하고, 해외 자본을 활용해 자본을 확충한다면 통일금융에서 국내 은행이 설 자리는 없을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예측이다.
이에 따라 은행은 단편적인 상품 개발 노력으로 통일금융에 대응할 것이 아니라 북한의 체제 이행 과정에서 주요 플레이어로서 참여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일금융의 성공 포인트는 앞서 통일을 경험한 서독 은행들의 동독 진출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연구소의 ‘서독 은행의 동독 진출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는 서독의 3대 은행인 도이체방크와 드레스드너방크, 코메르츠방크의 동독 진출 전략을 비교 분석했다.
도이체방크와 드레스드너방크는 시장 확대를 위해 동독 국립은행의 상업은행 부문을 인수하고, 자체 지점도 새로 설치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특히 도이체방크는 도이체방크-베를린이라는 자회사까지 설립해 지점을 대폭 확대했다. 이에 도이체방크와 드레스드너방크는 경제통합일에 이미 동독지역에 각각 146개와 107개 지점을 확보할 수 있었다.
반면 코메르츠방크는 금융회사 인수나 합작 자회사 설립 없이 직접 지점을 개설했다. 이에 이 은행은 통합일 당시 동독지역에 21개의 지점을 설치하는데 그쳤다. 서독 은행들의 이같은 다른 초기 전략은 동독지역 시장 선점에 큰 영향을 미쳤다. 리스크가 거의 없는 신탁청 보증 여신을 도이체방크(점유율 61.9%)와 드레스드너방크(35.7%)가 독식한 반면 코메르츠방크(2.4%)는 초기 시장 선점에 실패했다.
전상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전략연구실장은 “단편적인 상품개발 노력만으로 통일금융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며 “북한의 사회주의 금융시스템이 자본주의 시스템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참여할 길을 찾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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