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최근 우리나라의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는 중ㆍ장년층 인구 증가에 따른 저축 증가, 유ㆍ청년층 인구 감소에 따른 투자 감소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3일 ‘인구구조 변화가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변화는 상당 기간 경상수지 흑자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고 밝혔다.

KDI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저축(소득-소비)과 투자의 차이로 정의된다. 따라서 저축과 투자를 결정하는 요인인 인구구조의 변화는 경상수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선 중ㆍ장년층 인구가 증가하면 저축도 많아진다. 소득이 가장 많은 중ㆍ장년층 시기에 상대적으로 많은 저축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유년층과 청년층 인구가 감소하면 투자가 줄어든다. 저출산에 따른 유년인구 감소는 교육, 주택 등 투자 수요를 감소시키고, 청년층이 줄어들면 생산가능인구가 줄게 돼 투자 수요가 위축된다.

실제 베이비부머(1955년~1963년생) 세대가 중ㆍ장년층이 된 시기에는 투자가 감소한 반면 노후준비 등을 위해 저축은 오히려 증가하면서 경상수지 흑자 요인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KDI는 유ㆍ청년층의 인구비중이 1%포인트 줄어들고, 중ㆍ장년층 비중이 1%포인트 증가할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가 0.5~1.0%포인트 상승한다고 추정했다. 인구구조 변화로 국내 투자수익률이 하락하면 노후준비를 위한 국내 저축이 해외에 투자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KDI는 이 같은 인구구조 변화로 최근 GDP의 5% 내외에 이르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단, 경상수지 흑자 확대가 소득에 비해 내수가 활성화되지 못한 결과라는 점을 감안해 보다 구조적인 관점에서 소비와 투자를 활성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KDI의 설명이다.

권규호 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임금피크제와 연동된 정년 연장 등을 통해 노후에 대한 불안을 완화시키면 소비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며 “과감한 규제합리화를 통해 투자의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정책도 투자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