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중립’ 이유 들어 장소 제공 안 해
美 본사, “그 호텔 차원 판단…사과할 것”
중국의 권위주의적 통제권 확대 증거 분석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미국의 세계적 호텔 체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 산하에 있는 체코 프라하메리어트호텔이 중국 신장웨이우얼(위구르) 자치구에서 빠져 나온 사람(디아스포라)으로 구성된 한 단체의 최근 콘퍼런스에 장소 제공을 거부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위구르족은 중국의 인권탄압·대량학살의 피해를 받고 있다는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소수민족이다. 중국은 서방의 이런 주장을 일축 중이다. 미중간 충돌하는 인권문제 중에서도 위구르족 문제는 첨예한 사안인데 미국 자본이 들어간 호텔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행보를 보인 것이고, 중국의 권위주의적 통제권이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망명 생활을 하는 위구르인으로 구성된 세계위구르회의는 이달 12~14일 프라하에 약 200명이 모여 새 지도부를 뽑고, 정치인과 학계 전문가 등이 모여 토론회도 열었다.
이 단체는 100만명이 넘는 사람이 수용소에 수감돼 있는 신장 위구르족의 권리 옹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위구르회의는 국제테러리스트 단체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중국은 이 단체가 신장 지역의 소요을 조장한 것으로 의심해 테러단체라는 입장이다.
위구르회의 관계자는 콘퍼런스 개최에 따른 비용을 알아보려고 여러 호텔에 연락을 취했고 프라하메리어트호텔엔 견적을 받기 위해 담당자까지 보냈다. 그러나 호텔 측은 얼마 뒤 장소를 제공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신했다.
지난달 1일로 날짜가 기재된 이메일엔 “회사 경영진과 상의한 결과, 정치적 중립을 위해 이런 유형의 행사를 제공할 수 없다”고 돼 있다. 메리어트호텔은 정치자금 모금 등 정치 관련 행사에 자주 장소를 대여하고 있는 것과 맞지 않는 설명이었다.
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제여서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은 진화에 나섰다. 회사 측 대변인은 악시오스에 보낸 성명에서 “콘퍼런스를 개최해도 정치적 중립성 정책을 위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메일에 나온 회사 경영진이라는 언급은 그 호텔 수준의 경영”이라고 선을 그었다.
멜리사 프로에리히 플로드 수석부사장(글로벌 기업 커뮤니케이션 부문)도 악시오스에 “그 호텔의 대응이 우리 정책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그 단체와 접촉해 사과할 것”이라고 했다.
위구르회의 측은 “메리어트호텔의 반응에 충격을 받았다”며 “국제행사를 매번 여는데, 이런 변명을 접한 건 처음이다. 중국이 서방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어 소름이 돋는다”고 했다.
악시오스는 메리어트호텔이 과거에도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 관련해 논란이 많았다고 전했다.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은 2018년 티베트·대만·홍콩·마카오를 중국의 지역이 아닌 국가로 표기한 온라인 설문를 낸 적이 있는데 중국 당국은 이 사이트를 폐쇄했고, 호텔 측은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전복하려는 분리주의 단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과 성명을 발표해야 했다.
hong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