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硏, 마이크로바이옴으로 비흡연 폐선암 진단모델 개발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폐암은 발병 초기 증상이 없어 일명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현재 폐암의 조기진단을 위해 저선량CT가 사용되고 있으나 이는 30년 이상의 고도의 흡연자의 경우에서만 적용된다. 특히 원인이 불분명한 비흡연자의 경우는 폐암의 조기진단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구강 및 장내미생물 정보를 활용해 비흡연 폐선암을 진단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식품연구원은 맞춤형식연구단 남영도 박사 연구팀이 국립암센터와 공동으로 비흡연 폐선암 환자의 임상 정보와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빅데이터를 활용한 비흡연 폐선암 진단 모델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폐선암은 비소세포폐암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흔한 암종으로 특히 비흡연자에서 많이 발생한다.
현재 전 세계 폐암 발생은 연간 약 220만명이며, 지난해에만 180만명이 폐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폐암의 주 원인은 흡연으로 알려졌으나 20% 이상의 폐암 환자는 비흡연자이며, 아시아의 경우 60~80%의 여성 폐암 환자는 평생 흡연의 경험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라돈, 공해, 이차 흡연, 감염 등도 폐암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 비흡연자의 폐암 발병 원인에 대해 명확한 규명은 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가 폐암 발생의 또 다른 요인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폐암 환자에게서의 구강 미생물 변화에 대한 보고가 꾸준히 증가해 오고 있다.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은 생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영양분 흡수, 대사작용, 면역체계, 신경계 및 약물 반응 등에 관여하며 인체 건강 항상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연구진은 비흡연 폐선암 환자 91명과 비흡연 비질환자 91명의 임상정보 및 생체 마이크로바이옴 정보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폐암을 예측하는 폐암 진단 기계학습 모델을 만들었다. 이를 600여명의 비질환자와 40여명의 폐암환자에 적용해 모델의 정확도를 검증했다.
검증 결과,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중 장내미생물을 이용한 폐암 진단 검정력(AUC·Area Under the Curve, 1에 가까울수록 진단율이 높음)은 0.76이었으며, 구강미생물을 이용한 검정력은 0.95로 나타나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정보를 이용한 모델이 폐암환자와 비질환자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진행성 비흡연 폐선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로 향후 초기 폐암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폐암환자와 비질환인의 생체 마이크로바이옴 차이를 제시, 이를 이용해 비흡연 폐암을 진단할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크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클리니컬 앤 트랜스레이셔널 메디신’에 게재됐다.
황진택 식품연 식품기능연구본부장은 “한국인 장내미생물 정보구축사업이 본래 목적인 한국인 맞춤형 식이 연구 분야뿐만 아니라 폐암 등의 질환 진단에 활용됨으로써 장내미생물-생체정보 빅데이터 활용의 확장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