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발목, 벌써 차기 거론]
‘백약(百藥)이 무효(無效).’
집권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현재 상황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한마디다.
집권 초반부터 역점 사업으로 밀어붙였던 인프라 예산 법안을 처리하고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합의 도출 등의 외교적 성과를 거뒀지만, 장기화 양상을 띄고 있는 경기 침체가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당장 바이든 대통령과 집권 민주당이 내년 중간선거에서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선 2024년 차기 대선 후보까지도 첫 집권 11개월 차에 접어든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다른 주자들을 세워야 한다는 ‘손절론’에 힘이 실리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치욕을 안겨주는 모양새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이 7~10일 미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41%로 취임 후 가장 낮았다. 부정 평가는 53%에 달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데드크로스’를 기록한 지난 9월 같은 조사에서 이미 44%로 저점을 찍은 바 있다. 집권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지난 4월(52%)부터 하락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지지율 조사 결과가 뼈아픈 이유는 민주당 지지자도 등을 돌리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조사에선 민주당 지지자의 94%가 바이든 대통령을 긍정 평가한 반면, 이번 조사에선 80%만이 그를 지지했다. 같은 기간 부정 평가는 3%에서 16%로 13%포인트나 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이슈들은 물가 상승과 물류 대란 등 경제 문제에 대한 실망감에 모두 잠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0%가 경제 전망에 대해 비관적이라고 답했고, 절반 가까운 응답자는 현재의 심각한 물가 상승의 이유를 바이든 대통령으로 돌렸다.
이런 추세라면 15일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법안 서명식도 지지율 하락세를 막기엔 역부족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겐 적신호가 들어온 셈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중간선거 가상대결을 벌인 결과, 응답자 중 등록된 유권자의 51%가 공화당이라고 답한 반면 민주당이라는 응답은 41%에 불과했다. 1981년 가상 대결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공화당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앞선 것은 2002년 1월 이후 두 번째라고 ABC는 보도했다.
WP는 바이든 대통령의 차기 출마 의지에도 민주당의 시선은 이미 ‘포스트 바이든’으로 향하고 있다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을 최우선 물망에 올려놓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며 “1942년생으로 다음 대선에선 이미 여든을 넘기게 되는 ‘육체적 나이’를 고려하면 물리적으로도 출마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