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 퍼포먼스(브래드 스털버그·스티브 매그니스 지음,김정아 옮김/부키)=스티브는 고교 선수로 가장 빠른 육상 천재였으나 이후 곧 한 발짝도 더 빨리 뛸 수 없게 됐다. 브래드는 의료개혁이 미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 예측 모형을 만들어 스물셋에 백악관 국제경제위원회에서 일한 컨설팅계 스타였지만 이후 주목받지 못했다. 둘 다 번아웃으로 수행능력이 떨어지고 건강이 나빠진 탓이다. 우연히 만난 둘이 맞장구를 치며 지속가능한 성공을 찾아나선 이유다. 이들의 탐색은 다양한 분야를 망라했다. 미국의 생리학자 스티븐 사일러에 따르면, 최고의 운동선수들은 분야를 막론하고 고강도 훈련 뒤에 쉬운 훈련을 하는 패턴을 반복한다. 머리를 쓰는 천재들 역시 이런 방식으로 뇌를 사용한다는 걸 알아낸 이는 몰입의 작가 칙센트미하이다. 발명가와 혁신적인 예술가,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들은 격하게 일하고 완전한 휴식을 취하는 방식으로, 번아웃과 지적 피로에 빠지지 않고 발견에 이를 수 있었다.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 뒤에 휴식은 지속적 성장을 위해 필수라는 것이다. 마음 근육을 키우는 일도 마찬가지다. 유혹을 참고 어려운 결정을 하며 난도 높은 지적 활동을 수행하는 등 피로해진 뒤에는 ‘마음 근육’이 소진돼 두뇌도 제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저자들은 다행인 것은 몸과 마찬가지로 마음도 스트레스와 회복을 거쳐 더 강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고도로 집중하는 능력은 사용할수록 커진다는 사실이다. 책은 실제 경험과 과학의 최신 데이터를 바탕으로 능력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김영민 지음, 어크로스)=“막연하게 이건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퉁치는 사람, 자기는 다 해결할 수 있다고 약을 파는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 모든 대안은 그 나름의 부작용이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는 사람,(…) 그러기에 다음 세대만큼은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게끔 양질의 선택지를 마련해주려는 사람 말을 경청해야 한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대선후보에 대한 열광과 경멸이 들끓는다. 냉소적인 시선도 있다. 선거만 치르면 다 끝나는 걸까? 김영민 교수는 편협함에 갇힌 정치를 끌어내 정치란 무엇인지, 그 면모와 쓸모의 질문을 이어간다. 그는 인간으로서 사는 문제가 곧 정치라고 말한다.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정치다. 세상일은 단순하지 않고 선과 악은 분명하지 않으며 권선징악으로 다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없기 때문에 정치가 존재한다고 김 교수는 말한다. 당연해 보이던 게 낯설게 보이고 다시 보게 될 때 거기에 정치는 존재한다. 매사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 정치는 없다. 따라서 너와 나, 공동체의 더 나은 삶을 목적하는 정치의 본질은 묻기에 있다. 그래야 상황을 이해하고 개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흔히 정치는 나와 무관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라면, 폴리스 시민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졌던 정치가 페리클레스의 단호한 말에 뜨끔할 수 있다.“우리 아테네 사람들은 공적인 일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을 초탈한 사람이라고 존경하지 않고, 쓸모없는 인간으로 간주한다.” 책은 일상과 정치, 공화국의 의미, 각종 사회문제를 푸는 정치 해법 등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거리의 빈 깡통 같은 정치를 개인의 삶과 사유의 영역으로 끌어와 본질을 제시한다.
▶아마벨:영원의 그물(배지훈 지음, 아작)=“모든 이가 영원히 살면 정말 유토피아가 되나 보자.” 한국 하드 SF의 계보를 잇는 작가 배지훈의 첫 장편소설 ‘아마벨’은 이 가설에서 시작된다. 인간의 두뇌를 스캐닝해서 영원한 삶을 영유할 수 있는 시대, 그 기술 ‘콜리니컬 이모털리티’를 이용해 육체를 바꿔 영원히 삶을 이어가는 미래의 지구가 배경이다. 사이보그 형사 아마벨은 잔혹한 시위진압 현장에서 이모털리티에 가입돼 있지 않은 소년과 소녀를 구하게 되지만 치료 도중 소년이 무참히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 배후에 스캐닝으로 컴퓨터 속에 들어가 영원한 삶을 누리는 존재들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아마벨과 소녀는 위기에 처한다. 아마벨은 지구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영생을 살게 됐지만 그 이전에 기계몸, 91.9퍼센트 사이보그가 됐다. 아마벨은 고철이 된 몸을 계속 고쳐 쓸 수 밖에 없는데, 그의 이름이 익숙하다. 바로 테헤란로 포스코 앞에 설치된 ‘고철 덩어리’라고 초기에 손가락질을 받았던 프랭크 스텔라의 ‘아마벨’에서 온 듯하다. 아마벨은 우연히 휘말리게 된 사건을 겪으며 스스로의 인간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번 작품은 작가의 초기작인 한국 첫 SF공모전 ‘과학기술창작문예’의 2006년 중편 수상작 ‘유니크’와 또 다른 중편 ‘인탱글’의 세계관을 잇는 작품으로, 작가가 오래 천착해온 주제를 심화시켰다.
이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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