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동 SH사장 후보 인사청문서 후보지로 거론
김미경 은평구청장 “은평구민 무시한 것” 맹비난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김헌동 서울주택도시(SH)공사 사장 후보자가 서울시의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반값아파트(토지임대부 주택)’ 공급 후보지로 손 꼽은 지역이 벌써부터 난리다. 김 후보가 해당 지역 자치구나 지역 주민과 사전 교감 없이, 이미 잡혀있는 도시계획을 뒤집어 공공주택을 건립하겠다고 해서다.
12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10일 인사청문회에서 반값 아파트 건립 후보지로 서울혁신파크 부지,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장(SETEC·세텍), 수서역 공영주차장 부지, 용산구 용산정비창 부지 등을 지목했다.
반값 아파트는 공공이 토지를 소유하고 건축물만 분양하는 형태의 공공주택이다. 김 후보는 정책소견 발표에서 “반값 아파트를 넉넉하게 공급하겠다”며 강남은 5억 원대, 나머지 지역은 3억 원대에 빠르면 내년 초부터 사전예약제를 도입해 공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홍성룡 시의원이 김 후보에게 서울에 택지 부족 상황을 전하며 나름의 방안을 갖고 있는 지 묻자 김 후보는 “세텍, 수서역 공영부차장 부지…찾아보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했다. 은평구 서울혁신파크를 대표적으로 꼽은 김 후보자는 “3만 평 중 1만 평에 건물(혁신센터)이 있으며 2만 평은 녹지 상태다. 역세권이고, 용도변경해서 개발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튿날인 11일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은 공식 입장을 내 “혁신파크 부지에 반 값 아파트를 공급하는 건 도시기능은 외면한 채 주택공급에만 급급한 잘못된 발상”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은평구에 따르면 서울혁신파크는 3호선 불광역 인근 옛 질병관리본부 부지(11만234㎡)를 지난 2015년 서울시가 매입해 현재는 236개의 단체가 입주해 있는 사회혁신기능 집적 단지다.
작년 1월 시는 서울혁신파크 내 ▷서울시립대 은평혁신캠퍼스 ▷글로벌 사회혁신 오픈캠퍼스 ▷서울연구원에 대한 조성 계획 등을 발표했다.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강남 쪽에 있는 공공기관을 이전하는 계획이다.
은평구도 이에 맞춰 시립대캠퍼스 유치를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나아가 4차산업 기업 유치, 경제 활성화 기능(상업·업무·쇼핑 등), 허브형 복지 기능(도서관, 복지관, 복합문화시설 등), 공원·쉼터 기능 등을 갖춘 서북권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개발 구상(안)을 내놓은 상태다.
김 구청장은 “은평구는 인구가 많고 재정자립도가 낮을 뿐 아니라, 변변한 기업이나 컨벤션 센터 하나없는 지역이다. 상업개발이 가능한 유일한 대규모 부지인 서울혁신파크에 일방적으로 공공주택을 건설하겠다는 것은 이제껏 열악한 도시 인프라를 견디며 혁신파크 개발만을 기다려온 은평구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비난했다.
이어 “공공주택 건립 정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은평구가 도시기능을 유지하고 자립경제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며 “김 후보자의 말대로라면 낙후된 지역은 계속 낙후돼야 한다는 것이냐. 서울시에서도 강조하고 있는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서울혁신파크는 지역성장 동력 클러스터로 조성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남구 세텍 부지도 지난 수년간 시와 강남구가 갈등을 빚던 지역이다. 2016년 서울시는 이곳에 제2시민청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강남구와 주민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강남구는 서울의료원 부지에 공동주택 3000가구를 짓는 국토교통부 계획과 송현동 부지 맞교환 대상지인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에 공동주택 조성을 포함시킨 서울시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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