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브라질 상파울루 시내 한인타운 봉헤치루에서 중남미 최대 규모의 한류 페스티벌인 ‘K-엑스포’가 열렸다. 2017년을 시작으로 5년째인 이번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진행됐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자 수는 증가하고 있다.

2020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발행한 ‘2020 해외 한류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류(Onda Coreana)라는 용어를 들어본 브라질 응답자는 약 52.8%로, 이들의 한국 문화콘텐츠 소비 경험은 영화, 패션, 뷰티 등으로 다양하다.

라틴아메리카 내 최고 대학으로 손꼽히는 상파울루대(USP)는 2013년 한국어학과를 개설한 이후 2016년부터 해마다 졸업생을 배출한다. 2019년에는 해당 과에 대한 수요가 높아 정원이 늘어났으며 입학을 위한 입시 점수도 상승하고 있다.

브라질 내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이미지 역시 긍정적이다.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메르카도 리브레(Mercado livre)’와 ‘쇼피(Shoppee)’에서는 한국산 화장품, 식품, 액세서리 및 의류가 적지 않게 판매되고 있다. 현지 식당에서 다양한 맛의 ‘메로나’가 후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마트에서는 포도주스 ‘봉봉’을 사는 브라질 사람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코트라 상파울루무역관은 9월부터 ‘해외 유통망 협력사업’을 추진했다. 현지 노하우를 갖춘 대형 한국 식품 수입(유통)업체를 벤더로 등록해 한국산 가공식품이 유력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할 수 있도록 간접 지원하는 서비스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TV 시장은 2020년 4/4분기 기준 삼성과 LG의 제품 판매량이 나란히 1, 2위를 기록하며 약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했다. 상파울루주 내 대규모 생산공장을 가동 중인 현대자동차는 현지화된 소형 승용차 모델을 통해 브라질 자동차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위와 같은 한류와 한국 제품에 대한 브랜드파워 구축을 기반으로, 팬데믹 발생 이후 한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생기고 있다. 2020년 6월 브라질 남부 플로리아노폴리스시 보건 당국이 한국의 방역 체계를 모델로 코로나 감염 확산을 막았다는 언론 기사가 보도됐다. K-방역의 우수성으로 실제 한국산 코로나 항체 진단키트와 치료제가 현지 정부로부터 관심을 받는 상황이다.

중국에 ‘관시’가 있듯 브라질에는 ‘제이칭유(Jeitinho)’가 있다. 이는 비즈니스할 때 이성적 판단보다는 긍정적인 인간관계로 서로의 편의를 봐주며 일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제이칭유는 브라질 코스트 중 하나로, 브라질의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목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 문화와 제품에 대한 브라질 국민의 긍정적인 인식이 지금과 같이 확대된다면 소비 패턴에도 제이칭유가 적용될 수 있다. 까다롭고 보수적인 브라질 시장 내에서 한류를 통해 한국의 우수한 제품, 즉 K-프로덕트(K-Product)가 일류로 거듭날 기회다.

최두옥 코트라 상파울루무역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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