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도시개발공사 특혜 의혹 밝힐 증거물 될 듯
화천대유 선정 사유·경쟁사 탈락 사유 명확치 않아
10억 자금 종착지 어디냐에 따라 정치적 파급력 커질 수도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대장동 사업 배당금을 챙긴 ‘천화동인’ 5호 운영자인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이익금 분배에 관한 대화내역이 담긴 녹취록을 제출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화천대유’ 사이 부적절한 거래가 오갔는지에 관한 의혹을 밝힐 결정적 단서가 될 지 주목된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정씨가 지난 27일 제출한 사진과 녹취파일 등 10여개를 분석 중이다. 정씨는 화천대유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당사자로, 특혜 의혹을 풀 수 있는 핵심 인물 중 한명으로 꼽혔다. 출자금 5581만원으로 644억원의 배당금을 받은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이기도 하다.
정씨게 제출한 파일에는 화천대유 소유자 김만배 씨와 대장동 사업 설계자로 지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참여한 대화 내역이 담겼고, 특히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에 10억원대 자금을 전달한 정황도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동 의혹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사업 시행자 선정 과정이다. 1조50000억원대 사업을 시행하면서 화천대유가 어떤 면에서 적절한 능력을 갖췄는지, 다른 사업자가 탈락한 이유는 무엇인지에 관해 성남시는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사업 시행자 선정이 하루만에 결정됐고, 외부 위원들이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러한 배경에는 모종의 ‘지시자’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의심이 나오는 상황이다.
녹취록에는 성남의뜰 지분 6%를 소유한 천화동인 1~7호의 지분구성에 관한 언급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화동인 대략적인 배당금 내역을 보면 ▷1호 1208억 ▷2호 101억 ▷3호 101억 ▷4호 1007억 ▷5호 644억 ▷6호 282억 ▷7호 121억 원이다. 2호는 김씨의 배우자, 3호는 누나 명의 업체로 알려졌다. 과거 대장동 사업을 민영으로 돌리는 로비를 벌이다 구속된 전력이 있는 남욱 변호사가 천화동인 4호 소유주다. 7호는 김씨가 몸담았던 언론사 후배다. 단순히 친분관계에 의해 사업 지분을 나눠준 것은 통상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적게는 120억원, 많게는 1007억원대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사업에 표면적으로 알려진 소유자 외에 다른 지분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내역에 따라 정치적 파장을 불러올 여지가 있다. 정·관계 인사 명단이 나올 경우 ‘대장동 리스트’가 작성돼 수사 폭이 넓어질 수 있다. 이 사업을 설계한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측근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당사자들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향후 수사에서는 대장동 사업을 주도한 남씨와 이를 뒷받침한 ‘키맨’ 유씨가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윗선’ 규명 여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남씨는 현재 배우자와 함께 미국으로 출국했고, 유씨는 전날 압수수색 과정에서 스마트폰을 건물 밖으로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대유는 위험부담이 큰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그에 비례해 수익을 얻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 생기는 위험요소를 민·관 합동 사업 형태로 상쇄했기 때문에 이러한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가장 큰 위험요소인 인허가 문제를 성남시가 맡았고, 부지 확보 문제 역시 토지수용 방식으로 해결했다. 순수 민간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도 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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