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월 평균 11건→올 7건

“수 감소보다 사각지대 살펴야”

전남 여수에서 미혼모가 신생아를 쓰레기봉투에 유기하는 사건이 발생해 영아 유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3년간 영아 유기 사건 수 자체는 감소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폐지가 영향을 줬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경찰청에 따르면 영아 유기 사건은 ▷2019년 135건 ▷2020년 107건 ▷2021년 1~8월까지 80건(잠정치)으로 줄어들고 있다. 2016~2018년까지 증가 추세던 영아 유기 사건은 3년 전부터 감소세에 들어섰다. 3년 전에는 월 평균 약 11건이 발생했다면 올해는 월 평균 약 7건 정도 발생하는 셈이다.

이같은 추세는 유기된 2살 미만의 영유아를 보호하는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주사랑공동체의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보호 아기 수는 ▷2019년 170건 ▷2020년 137건 ▷2021년 1~8월까지 83건으로 줄었다. 주사랑공동체가 보호하는 아기 수는 2014년 253명을 2013년 이후 매해 연간 200명을 넘었다가 2019년부터 100명대로 줄어들었다.

주사랑공동체 관계자는 “출산율 저하나 경제난, 코로나19 상황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에 위기상담을 받으시는 분들 중 저희가 경제적 지원 등을 통해 자립을 지원하면 아이를 키우겠다고 마음을 바꾸시는 경우도 꽤 있다”고 덧붙였다.

청소년 수 감소도 유기 사건 수 감소의 배경 중 하나라는 분석도 있다. 공혜정 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아기를 유기하는 경우 청소년 등 비교적 어린 나이대의 엄마들인 경우가 많은데 청소년들의 숫자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이번 사건처럼 아이를 쓰레기봉투에 버리는 일은 계속 발생해 사건 자체의 흉폭함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유기 사건 수의 감소 자체에 큰 의미를 두기보다는 사각지대가 없는지 살피고 영아 유기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영아 유기가 줄어든다는 건 긍정적으로 봐야겠지만 사실 쓰레기더미에 있어 발견되지 않았거나 발견됐어도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신고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통계에 잡히지 않은 아이들은 없는지 사회가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임신과 그 이후의 출산·양육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해 미숙하고 충동적인 심리 상태에서 유기를 선택하는 분들도 많다”며 “성생활에 대한 책임감을 기르도록 학교에서의 교육은 물론 엄마가 기를 수 없는 아이들에 대해서는 사회가 보듬어서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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