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W, 16일 대통령·국회 등에 ‘언중법 의견서’ 전송
“언중법, 독소조항 삭제”… 법이 모호해 ‘남용’ 우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와치(HRW)’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중이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관련 ‘열람차단’ 조항과 ‘고의·중과실’ 조항 등 2개 조항을 개정안에서 삭제하라고 권고했다. 관련 의견서 수신인은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 그리고 개정안 논의를 진행중인 ‘8인 협의체’ 등으로 명시됐다. 국회는 오는 27일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키로 한 상태다.
HRW는 16일 공개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관한 의견서’에서 열람차단 권한을 명시한 언중법 조항(17조2)과 ‘허위·조작 보도’를 규정한 언중법 조항(30조2)을 삭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이 단체는 언론사와 시민단체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국제법과 유엔 전문가들이 제시한 기준도 충족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HRW는 “‘허위·조작 보도’에 대한 모호한 정의는 개인이나 언론, 인터넷 매개자가 무엇이 법률 위반 행위인지를 알도록 표현의 제약을 충분히 정확하게 규정해야 한다는 법적 요건에 부합하지 않다”며 “‘사실로 오인하도록 조작한 정보’라는 문구는 특히 모호하며, 국제법 하에서 보호되는 의견이나 풍자, 패러디를 처벌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모호한 법률은 남용의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HRW는 또 “구체적인 요건 없이 단순히 허위 보도에 대해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것은 시대를 막론하고 보편적으로 비난 받는 ‘가짜 뉴스’를 민사상 범죄로 입법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2010년에 한국에서도 헌법재판소는 인터넷을 통한 허위 정보 유출로 피해를 주는 행위를 처벌하는 기존 법률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HRW는 “개정안 하에서는 비판적 보도의 대상자가 사소한 사실 오류에 대해 정신적 고통을 이유로 징벌적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무거운 벌금형과 같은 과도한 제재는 표현의 자유를 얼어붙게 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은 특정한 예외의 경우 명예에 대한 피해를 보상할 때에만 적절하다. 개정안의 포괄적인 표현은 그러한 예외적인 처우를 요하는 어떠한 상황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필 로버트슨 HRW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이번달 초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언론중재법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명백히 침해한다. 몇 가지만 고치려 하지 말고 법 초안을 철회해야 한다”며 “허위와 조작된 보도가 무엇인지 잘 정의돼 있지 않아 정부가 싫어하는 어떤 종류의 보도에도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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