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국가간 국제중재 ‘1호 사건’ 주목

2016년 심리종료 후 절차종료선언 없어

작년 6월 새 중재인 선정, 10월 질의응답

사실상 연내 결론 희박…빨라도 내년에나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론스타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매각 및 ISDS(투자자-국제 분쟁) 관련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문회, 감사원 감사, KBS 자료공개 등을 촉구했다. [연합]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론스타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매각 및 ISDS(투자자-국제 분쟁) 관련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문회, 감사원 감사, KBS 자료공개 등을 촉구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간 국제중재(ISDS) 사건이 9년간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결론이 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중재판정부가 아직 절차종료선언도 하지 않은 상태여서 결국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14일 국무조정실, 금융위원회, 국세청 관계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ISDS 관련 합동 브리핑을 열었다. 이날 브리핑은 지난해 8월 ISDS 실무 대응을 위해 법무실 산하에 국제분쟁대응과를 신설한 뒤 1년을 넘긴 상황에서, 현 시점의 진행 경과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법무부에 따르면 외국 기업 또는 투자자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청구한 총 9건의 ISDS 가운데 가장 먼저 제기됐으며 규모도 가장 큰 론스타의 ISDS는 여전히 마무리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언제쯤,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 것인지는 정부도 현 시점에서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규칙에 따르면 절차종료선언시 120일 이내(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180일 이내)에 결론이 난다. 하지만 절차종료선언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연내 결론도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 사건은 ‘1호 사건’인 데다가 청구금액이 약 46억8000만달러로 원화 5조원을 넘는 천문학적 액수여서 그동안 국내 법조계와 경제계는 물론 세계 국제중재 분야의 이목을 끌어왔다. 서면 공방에 이어 2016년 6월까지 네 차례 심리기일이 열린 후 절차종료선언이 이뤄지지 않은 채 시간만 흘렀다. 그러던 중 지난해 3월 의장중재인이던 조니 비더가 건강 문제로 사임하면서 절차가 정지됐다. 같은 해 6월 캐나다 전 대법관 윌리엄 이안 비니가 새 의장중재인으로 선정돼 다시 절차가 시작된 뒤, 10월 화상회의 방식으로 이틀간 질의응답기일을 열었다.

이후 지난해 11월 론스타의 고문이라고 주장하는 측이 국민신문고 민원을 통해 정부에 약 8억7000만 달러(약 9634억원) 상당의 협상안을 송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협상안의 형식 및 제안 방식 등을 종합 검토한 뒤 론스타 사건 청구인의 공식적 협상안이라 보기 어렵다 판단하고 협상 제안에 응하지 않겠다는 회신을 보냈다. 이후 1년 가까이 눈에 띄는 진전이 없는 상태다.

론스타는 지난 2012년 11월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했고, 국세청의 차별적 관세로 부당하게 세금을 내 손해를 입었다’며 ISDS를 제기했다. 론스타는 외환위기 직후 어려움을 겪던 외환은행을 2003년 1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외환은행을 HSBC에 팔아 넘기려 했지만 한국 정부가 승인을 미뤄 무산됐고 이후 2012년 1월 하나금융그룹에 매각을 승인 받았다. 이 과정에서 매각 지연과 부당과세로 손해를 입었다는 게 론스타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정당하게 심사를 연기했다는 입장이다. 또 론스타가 형사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협상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하나은행과 재협상하면서 가격이 떨어진 것 뿐이라고 반박한다. 아울러 세금 부분도 차별적으로 과세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d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