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관찰관 경고에도 여성 수차례 만남 시도

경찰, 간음 목적 유인이나 사기 혐의 등 적용할 만한 죄목 없어

보호관찰관의 준수사항을 위반 혐의로 지난 5월께 송치

전자발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전자발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차고 출소 이후에도 보호관찰소의 경고를 수차례 무시한 채 여성들에게 접근한 성범죄자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북부지검은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성범죄 전과자인 40대 남성 김모 씨를 수사 중이다. 김씨는 여성을 유인해 만나서는 안 된다는 보호관찰소의 준수사항과 경고를 수차례 무시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강제추행 등 4차례 성범죄 전과가 있으며, 지난 2019년 징역형을 받아 복역하고 지난해 12월 출소했다.

김씨는 출소 직후부터 방송사 PD를 사칭하면서 20대 여대생에게 방송 출연을 해주겠다며 사진을 달라고 하거나 만남을 요구했다. 그는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지만 낮 동안 인근 지역을 이동하면서 여대생들을 자신의 주거지 인근 카페나 음식점으로 불러냈다.

서울북부보호관찰소는 김씨에게 준수사항을 수차례 인지시키고 경고를 했음에도 김씨가 이를 어긴 채 여성을 만나려는 시도를 반복해 강북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강북경찰서는 지난 3월께부터 김씨에 대한 수사를 시작해 간음 목적 유인이나 사기 등 여러 혐의를 검토했으나 적용할 만한 죄목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어 보호관찰관의 준수사항을 따르지 않은 혐의로 지난 5월께 검찰에 넘겼다.

관할 보호관찰소는 김씨가 송치된 이후에도 준수사항을 2차례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 보호관찰소 측은 김씨를 불시에 방문하는 등 면밀히 감시하고 있지만, 김씨가 문자나 전화로 여성들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김씨가 보호관찰소의 준수사항과 경고를 어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다 해도 처벌 수준이 약해 재범 예방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전자장치 부착법에 따르면 보호관찰 대상자가 준수사항을 위반해 경고를 받은 후 또다시 준수사항을 어겨도 처벌은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그친다.

서혜진 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성범죄자의 강력범죄나 상습적인 범죄성향을 단순히 전자발찌로 추적, 감시하는 것으론 한계인 상황”이라며 “즉각적인 대처가 없는 상황인데, 그런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절차적으로 신속하게 경찰 등 국가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호관찰을 지속적으로 위반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징역형을 늘리는 등 법정형을 강화해 제재수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실무적인 측면에서도 급박한 상황일 땐 지금의 영장 발행보다 신속한 집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