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감속장치 숨겨 정식통관
검찰, 국내 반입 404㎏ 전량 회수
국내 필로폰 밀수입 사상 최대량인 400㎏대 마약을 밀반입한 밀수범이 재판에 넘겨졌다. 135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고, 소매가로는 1조3000억원 상당에 달하는 양이다.
부산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 최혁)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향정 혐의로 A(35)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12월과 지난해 7월 2차례에 걸쳐 총 수백㎏ 이상의 필로폰을 멕시코에서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멕시코로부터 비행기 감속장치인 ‘헬리컬 기어’ 20개에 필로폰을 숨겨 밀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헬리컬 기어는 바퀴주위에 있는 원통기어로 감속장치나 동력의 전달에 사용되는 부품이다. 검찰은 국내에 반입된 필로폰 404㎏ 전량을 회수했다. 지금까지 집계된 필로폰 밀수량 중 최대치다. 지난해 밀수입된 필로폰 총량은 45.4㎏이었고, 최근 5년간 누적 합계 348.9㎏을 초과하는 양이다.
검찰은 밀수입된 필로폰 총량을 904㎏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500㎏은 이미 호주로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해외에 체류하면서 A씨에게 범행을 지시한 주범 호주국적 B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 확보에 나섰다. B씨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도 요청한 상태다. 세관과 국가정보원, 미국 마약청과도 공조해 수사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5월 호주세관에서 마약 수입을 적발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부산본부세관과 국정원의 정보분석을 거쳐 물품경로를 추적했고, 잔여 필로폰 총량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수사팀은 지난 7월 필로폰 소재지를 찾아 A씨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호주로 수출하던 필로폰이 적발돼 더이상 수출이 어렵게 되자 국내에서의 보관 장소를 수시로 변경하는 등 국내에서 유통될 가능성이 농후했다”고 말했다. A씨는 멕시코에서 호주로 직접 필로폰을 수출하는 것보다 우리나라를 거쳐 호주로 마약을 넘기는 게 단속위험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범행은 단순히 짐을 옮겨싣는 게 아니라, 정식 통관절차를 거쳤다는 데 특이점이 있다. 관세청은 수출입 해상화물을 이용한 대형 마약밀수에 대비해 9월부터 연말까지 해상화물 집중단속기간을 운영할 예정이다. 검찰은 “범행을 주도한 공범의 신병을 신속하게 확보함과 동시에 추가 범행 및 다른 공범에 대한 수사를 신속하고 철저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좌영길 기자
jyg9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