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중국 베이징에서 10~11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막된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부패방지에 관한 베이징 선언’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의 반부패 드라이브가 국내를 넘어 전재산을 가지고 해외로 도피한 전직 관료까지 정조준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해외 부패관료 추적을 위해 ‘APEC 반부패 당국ㆍ법집행기구 네트워크’(ACT-Net)를 신설할 방침이다.
ACT-Net은 APEC 회원국간에 부패와 뇌물, 돈세탁, 불법무역 등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도피 관료 구속과 자산 회수, 신병 인도 등 협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또 중국의 반부패 선언에는 “직권남용과 부정부패로 축적한 자산을 회수하는 데 보다 유연한 접근 방식을 검토할 것”이라고 명기했다. 이는 회수 자산을 도피국가와 나누겠다는 것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중국 관료가 호주로 도피한 경우, 회수한 주택과 자동차, 은행예금, 투자금 등 자산을 중국과 호주 양국이 배분하는 구조다. 이는 상대국의 수사와 체포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의도로, 시주석의 반부패 척결의지가 얼마나 큰 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부터 해외로 도피한 관료 및 국영기업 직원은 1만6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빼돌린 자산 총액은 8000억위안(약150조원)에 이른다.
지난 5년간 중국 최고인민검찰원(대검)이 해외도피 관료를 수사에 나섰지만 구속은 6694명에 불과했다. 전직 관료 1만여명이 해외에서 아직도 부정축재한 돈으로 유유자적하고 있다는 의미다.
2002년 호주로 도피한 운난성 수장을 지냈던 가오옌(高嚴) 전공산당위원회 서기와 2012년 도미한 랴오닝성 펑청 시 왕궈창(王國強) 전 비서가 대표적이다. 왕 전 비서는 2억위안(356억원)을 해외로 빼돌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PEC 회원국 사이에서 중국 ACT-Net 신설과 관련해 불만이 감지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ACT-Net 사무국은 중국 공산당 규율검사위원회 연수부문에 임시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규율위는 변호사 입회없이 당국자를 구속 수사할 수 있어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왔다. 규율위는 당 간부의 부정이나 배임을 고발, 처리하는 조직으로, 최고지도부중 한명인 왕치산이 통솔하고 있다.
닛케이는 “APEC 회원국들이 ACT-Net 사무국을 공산당의 규율위에 두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으면서도 기본적으로는 협력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존 켈리 미 국무장관은 지난 8일 “부패는 불공정할 뿐 아니라 경제관계를 왜곡하고 국가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다”며 동참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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