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보도개입’ 이정현 유죄 받은 방송법 합헌
해당 조항 관련 첫 결정…재판관 9명 전원일치
“죄형법정주의 위반 아냐…표현의 자유 침해 안돼”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방송 편성에 관해 간섭할 수 없다는 방송법 규정과 이를 어겼을 경우 처벌하는 규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31일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전 새누리당 의원)이 해당 방송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방송법 4조 2항은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해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않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또 같은 법 105조는 이 조항을 위반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헌재는 우선 해당 규정이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봤다. 헌재는 “방송법이 ‘간섭’이라는 용어의 정의 규정을 두지 않은 이유는 ‘직접 관계가 없는 남의 일에 부당하게 참견하는 것’이라는 사회생활에서 사용하는 뜻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며 “통상적 용례에 따라 의미를 알 수 있어서 굳이 정의 규정을 둘 필요가 없다고 입법자가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이뤄질 방송에 대해 특정한 방향으로의 방송을 요구하거나, 방송 내용의 교체·수정을 요구하는 행위는 간섭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 조항이 방송편성에 개입해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만을 규율하고, 모든 의견 개진이나 비판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금지조항이 규정하는 ‘간섭’에 이르렀을 때만 금지·처벌한다”며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헌법소원 청구와 관련한 해당 형사재판은 1963년 방송법 제정 이래 이 조항이 적용된 최초 사례이고, 헌재 역시 위헌 여부에 관해 처음으로 판단했다”고 결정 의의를 설명했다.
앞서 이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재직 중이던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KBS 보도와 관련해,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방송 편성에 개입한 혐의(방송법 위반)로 기소됐다. 이 전 수석은 해경 비판 뉴스에 항의하면서, 향후 비판 보도를 중단 내지 대체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수석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자신의 항소심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2019년 11월 헌재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이 전 수석은 지난해 벌금 1000만원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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