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9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수입·생산자물가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물가가 일시적인 수준을 넘어 기조적인 상승세에 들어섰단 징후로 이에 따른 밥상물가 급등과 통화긴축에 따른 대출축소 등으로 서민들의 한숨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10.02를 기록, 해당 통계 작성 후 가장 높았다. 폭염으로 농산물값이 뛰고 석유와 원자재 가격 강세도 이어진 영향을 받았다.
이 지수는 전월대비 0.7% 상승하면서 9개월 연속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 2009년 11월부터 2011년 5월까지 19개월 연속 상승을 기록한 이후 최장 기간 플러스다. 전년동월대비론 7.1%로 올라 8개월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는데 2011년 6월(7.2%) 이후 최대 증가율이다.
배준형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과장은 이날 “생산자물가지수가 지난 4월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이후에도 지속 상승하고 있는 데에는 석탄 및 석유제품, 1차금속제품 등 유가와 원자재 가격에 큰 영향을 받는 품목들이 지속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 품목별 등락률을 보면, 농산물과 축산물 물가가 모두 2.4%씩 올랐다. 공산품도 1.0% 높아졌다. 특히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석탄·석유제품(5.1%), 제1차금속제품(1.6%) 등의 오름폭이 컸다. 서비스업 물가는 0.4% 상승했다. 운송(1.0%), 음식점·숙박(0.6%) 관련 물가가 상승을 주도했다.
수입물가도 지난달 전년동월대비 19.2% 상승, 12년 7개월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한 바 있다. 수입·생산자물가는 몇달 후 고스란히 장바구니 물가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에서도 농축수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9.7% 상승한 바 있다. 계란의 경우 작년보다 57%나 급등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우리나라의 식품(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는 1년 전보다 7.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 전체 평균(1.6%)의 4.5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38개 회원국 가운데 터키(18.0%)와 호주(10.6%)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주요 외식비 오름세도 만만치 않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6월 서울 기준으로 대표 외식품목 8개 가운데 7개 품목 평균 가격이 지난 1월보다 상승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에 대해 “석유류 및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 지속, 서비스가격 상승폭 확대 등으로 2%대 중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며 “당분간 2%대 초중반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은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올 물가상승률을 1.8%로 예상했는데, 내주 수정전망에서 이를 큰폭 상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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