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섭단체 조정위원에 윤미향 포함
與, 조정위 이용해 법안 단독처리
언론중재법·탄소중립법도 강행
野, 강력 비판...전문가도 “부적절”
8월 국회에서 개혁입법을 완성시키겠다고 강조한 더불어민주당이 주요 쟁점 법안마다 안건조정위원회를 이용한 법안 단독 처리를 강행했다. 애초 야당의 협상 장치였던 안건조정위에 여당 성향의 비교섭 단체 의원을 포함시킨 민주당에 야권은 물론이고 전문가들도 “여야 합의 정신을 무력화했다”며 비판에 나섰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9일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35% 이상’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안(탄소중립기본법)’을 여당 단독으로 처리했다.
야당 소속 위원들의 강한 반대가 이어지자 민주당 소속 위원들은 탄소중립 기본법 제정안을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심의 의결했는데, 위원 구성이 문제가 됐다. 안건조정위는 여야 의원에 더해 비교섭 단체 몫의 조정위원을 포함시키는데, 여기에 민주당에서 출당 조치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을 포함시킨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며 출당 조치됐지만, 사실상 민주당 소속인 윤 의원이 포함되며 여권 4명대 야권 2명 구도로 가결정족수(조정위원 3분위 2 이상) 조건을 충족됐고, 야당의 불참 속에 안건은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민주당은 앞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최대 5배의 손해배상 의무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하면서도 비교섭단체 조정위원으로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을 내세웠다. 강행 처리를 위해 여권 성향의 의원을 포함시켜 가결정족수를 만족시킨 셈이다.
안건조정위원회 제도는 다수 여당의 법안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한 견제 장치로 도입됐지만, 민주당이 비교섭단체 몫으로 친여 성향 의원을 내세우며 사실상 무력화됐다. 민주당은 두 법안에 대해 오는 24일 법제사법위원회와 25일 본회의에서 야당의 반대에 상관없이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연이은 여당의 강행 처리에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에서 민주당의 ‘입법독주’를 규탄하면서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절차상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여론을 통해 법안 강행 기류를 저지하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모두에서 “(민주당의 행태는) 국회선진화법 정신을 위반한 것”이라며 “21대 국회 출범 후 1년 만에 원 정상화의 첫발을 내딛고 있는 시점인데 협치 정신을 훼손하는 민주당의 폭거에 분노를 금치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배현진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국민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여야 의견을 골고루 반영한다는 국회법 취지를 무시하고 사실상 알박기를 통해 안건조정위를 진행한 셈”이라며 “180석의 거여가 무소불위가 돼서는 안된다. 야당의 힘겨운 싸움을 국민들께서 한 번만 더 돌아봐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 역시 여당에 비판적 입장이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부동산 3법도 그렇고 민주주의적 가치에 맞지 않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지만, 무기력하게 비판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의 행태는) 대의민주주의 기본 취지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연·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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