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100주년’ 피아졸라 명곡의 향연
8월 22일까지 ‘클래식 레볼루션’
9월 15일 ‘나이트클럽 2021’
“멜랑콜리하지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음악”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피겨퀸’ 김연아의 ‘아디오스 노니노’, 영화 ‘여인의 향기’ 속 ‘리베르 탱고’, 영화 ‘물랑루즈’의 ‘록산느의 탱고’….
피아졸라의 이름이 낯선 사람에게도 이 곡들은 익숙하다. 자유분방하고 고색창연한 선율을 써낸 ‘탱고 거장’. 그는 평생 2500여곡을 남긴 다작 ‘작곡가’ 중 한 명이다. 그 중에서도 아버지를 추모하기 위해 쓴 ‘아디오스 노니노’를 비롯해 ‘리베르 탱고’, ‘망각’,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탱고의 역사’ 등은 역작 중의 역작으로 꼽힌다.
피아졸라는 ‘길 위의 음악’이었던 탱고를 예술의 경지에 끌어올렸다. 클래식으로 연주되면서도 기존의 클래식과는 전혀 다른 특색을 가진 것도 피아졸라 음악의 매력. 탄생 100주년을 맞는 아르헨티나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졸라가 무대 위로 소환되고 있다. 같은 음악가의 작품도 누가, 어떻게 연주하느냐에 따라 색깔을 달리한다. 오케스트라부터 실내악, 앙상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소화하는 피아졸라가 기다리고 있다.
해마다 특정 작곡가의 걸작을 소개하는 여름 음악축제 ‘클래식 레볼루션(8월 22일까지·롯데콘서트홀)은 ‘탱고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를 조명한다. ‘클래식 레볼루션’의 크리스토프 포펜 예술감독은 “피아졸라의 음악은 어둡고 멜랑콜리하지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음악으로 엔터테인먼트의 요소가 강하다”고 말했다.
‘피아졸라 & 그의 유산’이라는 테마가 붙은 무대에선 아르헨티나의 사계절을 담아낸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윤소영, 8월 21일)를 비롯해 ‘리베르탱고’, ‘아디오스 노나니’(성남시향·고상지, 8월 19일)를 들려준다. 특히 크리스토프 포펜 감독은 “피아졸라의 명함과도 같은 곡이라고 할 수 있는 ‘망각’은 4가지의 다른 버전으로 연주된다”며 “피아졸라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흥미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휘자 금난새가 이끄는 성남시향, 기타리스트 박규희,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와 노부스 콰르텟, 코리안쳄버오케스트라, 서울시립교향단이 저마다의 색으로 선보인 ‘망각’을 들려줄 계획이다.
노부스 콰르텟의 김재영은 “피아졸라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탱고를 기반으로 작곡했기 때문에 혈통으로 내려오는 리듬감과 느낌에 대해서 100% 머리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며 “하지만 그만큼 즉흥적이고 자연스러운 음악이어서 자주 들으면 익숙해지는 것이 어렵지 않다. 단순히 흥겨울 수 있지만 때로는 남미 사람들의 애환이 느껴지기도 하고, 특히 클래식 악기들로 작곡되거나 편곡되며 날 것에 클래식함이 배가된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첼리스트 송영훈과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도 피아졸라의 음악으로 만난다.
그간 앨범과 공연을 통해 피아졸라의 음악 세계를 국내에 알려온 송영훈은 거침없는 도전으로 새로운 레퍼토리를 개척하는 베이시스트 성민제와 함께 피아졸라의 대표작 ‘나이트클럽 1960’에서 영감을 얻어 공연을 구성했다. 이른바 ‘나이트클럽 2021’(9월 15일, 롯데콘서트홀)이다.
이번 연주회에선 탱고와 재즈, 클래식을 접목한 ‘누에보 탱고(새로운 탱고)’를 기반으로 한 피아졸라의 명곡 ‘망각’, ‘나이트클럽 1960’, ‘아디오스 노니노’ 등을 선보인다.
공연기획사 클라츠 컴퍼니는 “무대 역시 ‘탱고의 황금기’였던 1950년대 편성을 그대로 구현했다”며 “재즈베이스와 재즈피아노를 구성했고, 하프, 카운터 테너 등 색다른 포지션의 악기를 결합해 아르헨티나 클럽 무대를 재해석했다. 클래식 무대에선 쉽게 볼 수 없는 무대 연출과 조명으로 분위기를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피아졸라는 1960년 자신의 이름을 건 퀸텟을 창단, 혁신적인 사운드와 멜로디를 들려주며 당대의 청춘들에게 포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 정신을 이어받아 피아졸라 음악을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세계적인 앙상블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9월 28일, 롯데콘서트홀)이 한국을 찾는다.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의 내한 공연은 2019년 이후 2년 만이다.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획한 이번 공연에선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중 ‘여름의 항구’와 ‘겨울의 항구’, ‘아디오스 노니노’ 등을 들려준다. 또 바리톤 이응광과 ‘바친의 작은 소년’, ‘미치광이를 위한 발라드’를 협연한다.
sh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