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해군 여성 부사관(32)이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신고를 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부대 숙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지난 5월 공군 부사관이 상관에게 강제추행을 당한 후 2차 가해로 고통을 호소하다 세상을 떠난 지 3개월 만이다. 군 당국이 공언한 재발방치 대책은 무의미했다.
13일 해군에 따르면 경기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근무하던 A중사는 전날 오후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서욱 국방장관 등 군 지휘부를 청와대로 불러 “신뢰받는 군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당부한 지 8일 만이다.
A중사는 5월 27일 같은 부대 소속 B상사와 외부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중 강제추행을 당했다. 다만 당초 A 중사는 사건 직후 부대 관계자 1명에게만 피해사실을 알리고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A 중사는 8월 7일 부대장에게 피해사실을 알리고, 사건을 정식 접수했다. 사건 발생 두달 사이 심적 변화로 사건을 신고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사건을 접수한 부대는 근무일인 9일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했다. 이후 군사경찰은 10일 군 성고충상담관과 피해자를 조사했고, 다음날인 11일 가해자인 B상관을 조사했다. 그리고 다음날 오후 A중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군은 피해자가 왜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됐는지와 피해자가 신고를 결심하게 된 배경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A중사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조사본부와 해군중앙수사대는 "이번 사망사건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관련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하겠다"고만 밝혔다.
이번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시점은 공군 이모 중사가 피해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지 5일 후다. 사건이 언론 보도를 통해 지난 5월 31일 알려진 점을 고려하면 성추행 사건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군이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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