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탄소배출 제로’ 발표…수출 감소 우려 목소리
현대차·기아는 지지 성명…외국계 3사는 불안감
한국지엠·르노삼성 전기차 후속모델 배정 불투명
전기차 공개한 쌍용차는 투자자 유치가 관건으로
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까지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줄이는 탄소 중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전기차 중심의 급격한 변화가 수출 감소와 경쟁력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 백악관은 6일 전날 2030년 신차의 절반을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EV(연료전지 전기차) 등 무공해로 채우는 행정명령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새로운 연료 효율과 배출가스 기준이 개발될 경우 기존 내연기관차 중심의 국내 완성차 업계의 전략 변화가 불가피하다. 내연기관차가 ‘공해차’라는 국제적인 인식이 판매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유럽 시장의 탄소 중립 시계는 더 빠르게 흐르고 있다. 지난달 14일 환경규제 개정 내용을 담은 EU의 종합패키지 ‘피트 포 55(fit-for-55)’에 따른 분위기 전환이다.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탄소 배출량을 55%까지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이사회 및 유럽의회의 비준을 앞두고 있다.
유럽과 미국이 국내 완성차 업계의 최대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실제 한국은행은 ‘주요국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t당 50달러의 탄소국경세 부과 시 우리나라 수출이 연간 1.1%(유럽 0.5%·미국 0.6%)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정부가 내연기관 판매 금지 및 급격한 환경규제 기준에 반대하고 있다며, 기업과 시장 주도의 탄소 중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인센티브 위주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현대차·기아가 미국의 연비규제 발표에 지지를 선언한 것과 달리 외국계 3사(한국지엠·르노삼성차·쌍용차)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전기차 전환 계획을 밝힌 쌍용차는 현재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이고,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무공해차 개발 및 생산 계획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지엠은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생산체제 전환 속에서 후속 생산모델을 배정받지 못한 상태다. 지난 6월 노조가 GM 본사를 방문해 무공해차 배정을 요구했지만, 꾸준한 적자와 노사 갈등에 배정 여부는 미지수다.
르노삼성차도 마찬가지다. 본사의 생산성 개선 압박이 거세다.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수출은 7월 누적 679대에 그쳤다. 국내 완성차 가운데 지난해 임단협마저 마무리하지 못한 가운데 한국 철수설을 무마할 수 있는 대내외 이미지 개선이 시급하다.
쌍용차는 SUV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을 양산해 10월 유럽에 출시할 계획이다. 후속 전기차 J100과 KR10의 디자인도 공개했다. 문제는 투자자 유치다. 1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신차 개발부터 생산라인 정비까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EU와 미국의 탄소 중립 선언으로 전 세계 완성차 업계의 무공해차 개발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며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3사의 부담이 큰 상황으로,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향후 수출과 성장성을 장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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