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자 “검역소 방역 문제 있다” 지적
“폐쇄된 공간에 3시간 가까이 있어…검역소 2곳, 볼펜도 공용”
인천공항 검역서 입국자 중 꾸준히 코로나19 확진자 나와
질병관리청은 “공항구조상 검역소 추가 설치 어려워” 해명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공항 검역소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걱정하는 해외 입국자들의 불안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입국 당시 검역 방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델타 바이러스 등 변이 바이러스 유행에 따른 걱정이 크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30일 헤럴드경제와 통화한 국내 한 대기업 직원 김모(39) 씨는 24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자신이 겪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4시10분께 미국에서 한국으로 온 비행기에서 내렸다. 입국심사를 받기 위해 이동한 그는 검역소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적잖이 당황했다. 해외에서 국내로 입국하는 외국인과 한국인이 다닥다닥 앞뒤에 붙은 채 검역소 앞을 멀뚱히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눈앞에 보였기 때문이다.
김씨는 줄에 선 지 2시간20분가량이 지난 오후 6시30분이 돼서야 검역소를 통과해 입국심사를 받을 수 있었다. 공항을 빠져나오는 데에만 3시간이 걸렸다. 공항 관계자는 검역소가 두 군데만 설치된 상태라 대기시간이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감염병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이렇게 사방이 폐쇄된 상태로 사람들을 모아둔 채 길게 줄 서게 하면 오히려 코로나 감염위험만 더 커지는 것 아니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씨는 입국 당시 자가격리 대상 면제자였다. 입국 전 미국에서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고, 6월 국내에서 얀센 백신도 접종받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자가격리 대상 면제자를 구분해 검역소를 따로 추가 설치해 검역업무를 처리할 법도 한데, 자가격리 면제 여부를 가리지 않고 비면제자와 함께 3시간 가까이 줄을 세웠다는 점도 김씨의 불만을 샀다.
그는 검역소에서 서류를 작성할 때 볼펜을 사람들이 돌아가며 맨손으로 함께 사용하고 있다는 점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미국 공항은 입국 시 검역소의 볼펜을 사람들이 ‘사용한 볼펜’과 ‘사용하지 않은 볼펜’으로 나눠 통에 담는 것을 봤다”며 “글로벌 공항이라는 인천공항에서 이런 방식으로 검역이 이뤄지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검역에 대한 불안은 일반 시민도 느끼고 있다. 지인이 해외 입국 후 자가격리 중인 30대 박모(서울 서초구 거주) 씨 역시 “최근 해외에서 국내로 입국하면서 입국심사 전에 외국인들과 접촉하는 것에 지인이 더 불안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검역소에 모이는 이 중에는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다수 있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1월 말부터 최근(27일 기준) 입국자 중 유증상자 5만4308명에 대한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총 2591명의 코로나19 확진자를 확인했다.
백신 해외 접종 완료자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가 1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해외에서 백신 접종을 마치고 자가격리를 면제받은 입국자 일부는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1일부터 14일까지 총 1만4305명 가운데 10명에게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 4월 말에는 인천공항 검역소 검역관과 군 지원인력 등 15명에게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여기에 델타 변이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지역에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을 부활시켰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인천공항 구조상 항공기에서 내려 입국심사까지 한 곳으로 모이도록 해 검역소 추가 설치가 어렵다”며 “입국 시 제출하는 서류가 많아 확인하는 과정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입국서류 일부를 기내에서 작성 못할 경우 볼펜을 사용해 작성토록 하는데, 이 경우 손소독제를 이용하도록 비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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