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보유세·토지공개념 3법 등

당내경선서 규제·공공선호 뚜렷

“정말 죽비를 맞고 정신이 번쩍 들만큼 심판을 받았다”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세금과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민주당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스스로 인정했다.

하지만 2달이 지난 7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또 다시 ‘규제와 증세’를 부동산 정책으로 들고 나왔다. 자신들이 총리로, 장관으로 또 도지사로 일했던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자인하면서도, 정책 방향 전환은 없다는 것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국토보유세’ 카드를 꺼냈다. 부동산 세금을 늘러 기본소득 재원으로 쓰겠다는 의미다. 이 지사는 지난 6일 당 토론회에서 “비필수 부동산의 조세 부담을 늘려 투기 가수요를 억제해야 한다”며 “부동산 안정화를 위한 보유세 부담을 국가가 일반 예산으로 쓰지 않고 온 국민에게 공평하게 나눠주면 그게 곧 기본소득”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취득, 보유, 양도에서 불로소득이 불가능하도록 세금을 강화하고 거래를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며 징벌적 제재 수준의 부동산 증세를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다 주택매입공사를 만들어 수요와 공급을 정부가 직접 나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이낙연 전 총리도 부동산 공약 핵심으로 ‘증세’를 꼽았다. 택지소유상한법, 개발이익환수법, 종합부동산세(종부세)법 등 ‘토지공개념 3법’도 발의하면서 공약을 넘어 실천 의지까지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토지를 중심으로 한 소득 격차가 이제 묵과할 수 없는 단계”라며 “땅부자 증세는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땅과 주택의 소유 자체를 억제하고, 개발이익을 정부가 환수하며, 개발하지 않은 토지에도 또 세금을 물리는 것이다. 여기서 나온 세금은 주거복지와 지역균형발적, 즉 공공 임대주택을 지방에 만드는데 대부분 사용된다.

다른 후보들의 규제 방식도 다양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지난 6일 TV토론에서 임대차보호법 강화와 택지 조성 원가 연동제를 들고나왔다. 민간 공급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는 내용이다.

공급을 강조한 몇몇 후보들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공급은 공공개발과 지방에 편중됐다. 서울과 수도권발 공급난 해소 및 주택 가격 급등과는 거리가 있는 정책이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서울의 재개발을 허용하지만, 조합 방식이 아닌 공공개발 방식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관 의원은 “수도권 일극 중심주의를 해체하고 자치분권 공화국으로 근본적 큰 틀을 바꿔야 부동산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수도권 집중은 더 심화될 것”이라며 3기 신도시 정책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부동산 정책 실패를 말하면서도, 실패한 정책의 강화를 내걸고 있는 현상을 ‘집토끼’ 잡기가 우선인 상황에 따른 결과로 분석했다. 당 내 경선에서는 중도·보수층이 아닌 지지층의 입맛에 맞는 정책이 우선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규제’ 만능주의 미련은 최근 민주당의 종부세 ‘사사오입’ 논란으로도 이어진다. “유사 가격대를 묶어놔야 세제로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행정 편의주의 앞에,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부과하는 ‘조세의 기본원칙’이 무시된 것이다.

대통령이 말한 ‘죽비’가 과도한 조세에 대한 심판과 저항의 반성이 아닌, 더 큰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읽고 있는 현 정부 여당은 내년 대선을 다시 한 번 ‘부동산 선거’로 스스로 몰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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