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우리만 맞았다고 마스크 벗고 다니는건 도의 어긋나”
“접종 안 한 손님 거의 없으나 스스로 마스크 잘 착용해”
젊은층, 잔여 백신 풀려도 찾기 어려워…“‘노카운트’ 되고 싶다”
“언제 맞을지 불확실”…9월 수능 모의평가 접수하기도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국민 10명 중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가운데 ‘백신 인센티브’에 대한 인식에서 세대별 차이가 감지되고 있다. 접종률이 80%대에 이르는 60대 이상에서는 ‘야외 노마스크’나 4인 이상 사적 모임을 조심스러워하는 반면 접종률 10%를 갓 넘긴 20대를 중심으로 ‘백신 인센티브’를 얻으려 접종 신청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6일 헤럴드경제가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일대를 둘러본 결과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흡연을 하거나 음식물을 섭취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을 고수했다. 방역 당국에서 백신 인센티브 중 하나로 내세웠던 ‘실외 노마스크’는 지난 4일 수도권에 한해 철회되는 등 며칠 만에 정책이 바뀌었지만 혼란은 크지 않았다.
낙원상가 인근에서 만난 박홍석(83) 씨는 지난 4~5월 화이자를 접종 완료했다고 했다. 그는 “덥지만 마스크 써야 하는 데 실리적으로 인정한다”며 “우리만 맞았다고 마음놓고 (마스크를)벗고 다니는 건 도의적으로 어긋난다”고 말했다.
지하철 종로3가역 인근에서 기원을 운영하는 박민규(85) 씨도 “기원에 찾아오는 노년층 손님 중 1차 접종까지만 완료된 손님이 더러 있긴 하나 백신 안 맞은 사람은 거의 없다”며 “마스크를 쓰라고 권하기 전에 이용객들이 스스로 마스크를 잘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 완료자는 이달부터 사적 모임 제한 인원에서 제외되지만 5인 이상 모인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보석상 김모(76) 씨는 “최근 4인 이상으로 딱 한 번 만나봤으나 불안감이 가시지 않아 이후부터는 인원 제한을 웬만하면 지키려고 한다”고 했다.
이날 오후 3시께 찾은 낙원상가 4층 실버영화관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김은주 실버영화관 대표는 “영화관 분위기가 지난해처럼 경직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손님이 많아진 건 아니다”며 “이전에 2000여 명이 매일 시설을 찾았다면 최근엔 200~300명이 찾는 정도”라고 밝혔다.
반면 20대들은 백신을 맞고 싶어도 못 맞는 상황에 놓였다. 당연히 노마스크 같은 백신 인센티브도 그림의 떡이다. 특히 30세 미만이 맞을 수 있는 화이자 백신이 지난 5일부터 교차 접종과 병·의원급 위탁의료기관에서 접종이 가능해지면서 잔여백신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 속속 보이고 있다.
취업준비생 홍모(26) 씨는 “모바일로 잔여백신이 거의 뜨지 않아 예약할 수 있는지 확인하려 가까운 병원에 가 봤지만 실패했다”며 “백신을 얼른 맞아 모임에서 ‘노카운트’ 역할을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신청 자체가 쉽지 않은 20대들은 화이자 백신을 우선 접종하는 ‘수험생 백신’을 찾기도 했다. 9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를 접수했다는 최모(26) 씨는 “개인의 이기심이 집단을 생각하는 이타심을 이겨 버렸다”며 씁쓸한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20대는 30~40대와 같이 9월 달부터 접종 시작한다는데 그마저도 먼저 예약하는 사람들부터 접종 가능하다 하니 언제 맞을지 너무 불확실하다”며 “변이 바이러스 위험까지 가중되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백신 접종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0시 기준 1차 접종 누계 인원은 1534만7603명으로 인구 대비 접종률이 30.0%로 집계됐다. 연령대(5일 0시 기준)별로는 ▷60대 83.2% ▷ 70대 87.7% ▷80세 이상은 79.2%인 반면 18세~29세는 10.5%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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