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조국흑서’로 불리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공저자 권경애 변호사가 ‘조국 사태’와 검찰개혁을 둘러싼 진실을 밝힌 ‘무법의 시간’(천년의상상)을 펴냈다.
한때 권 변호사는 조국 민정수석이 그녀가 SNS에 쓴 검찰개혁 관련 글을 회의자료로 쓸 만큼 검찰개혁의 든든한 응원군이었다. 또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및 검경수사권 조정 태스크포스, 경찰청 숫정책위원회 위원으로 위촉, 활동하면서 조국 민정수석과 이광철 선임행정관 등과 수시로 교류해왔다.
그런 그가 이 정권의 심장을 겨누게 된 건 조국사태를 겪으면서다.
권 변호사는 “법치를 요구하는 것이 정치가 되는 세상, 어쩌다 그 한 복판에 서게 됐다”며, “조국사태로 극심한 혼란을 겪으며 의구심과 배신감을 지나 공포와 분노 그리고 환멸에 이르게 됐다”고 적었다.
그는 책에서 검찰개혁 관련 내부자만이 알 수 있었던 이야기와 겪어야 했던 갈등과 분노, 검찰과 사법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헌법의 법치주의와 적법절차 원리가 어떤 식으로 붕괴되고 있는지, 또한 친노친문 지지자들과 어용 지식인, 언론이 정권과 결탁, 어떻게 민주주의를 망가뜨리고 있는지 파고든다.
그는 조국사태를 통해 집권여당과 지지자들이 보여준 행태는 로버트 O. 팩스턴이 열거한 ‘파시즘의 징표’ 그대로라고 강조한다.
“정권을 잡고도 자신의 집단이 기득권의 희생자라는 피해의식, 적으로 상정한 검찰과 언론에 대한 법률적, 도덕적 한계를 벗어나는 행위를 정당화하는 정서, 반대자들을 배제하기 위한 사이버 폭력으로 친문의 순혈주의를 유지하겠다는 결속력,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의 본능을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이성보다 앞세우는 맹신, 친문친조 성공을 위해서 윤석열과 한동훈 등 검찰과 친검 기레기를 격파하는 폭력을 찬미하는 태도, 김용민, 김남국 의원 등 강성 공격수들의 용맹성을 당권부여의 기준으로 삼는 태도”(171~172쪽)등이 바로 그렇다는 것이다.
저자는 서초동 촛불집회에서 조국을 순교자처럼 여기는 기괴한 모습과 이를 정당화하는 ‘검찰개혁’ 열정의 출발을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서 찾았다.
“문재인에게 노대통령의 죽음은 “가족과 측근의 잘못에 대한 전직 대통령의 속죄”나 “우리의 후진적 정치문화의 결과”가 아니었다. 그에게 “노 대통령의 죽음은 정치적 타살”이었다. 타살자는 이명박 정권, 검찰, 보수언론과 특히 더 아팠던 진보언론이었다. 만들어진 적에 대한 증오로 집단의 치부와 무능을 가리고 집단의 우수성을 확인받고 싶은 심리를 파고들어 대중을 결속시키는 정치가 바로 파시즘이다.”(199쪽)
저자는 문재인의 지지세력, ‘대깨문’의 ‘기괴한 혁명적 열정’, 즉 ‘다시는 우리 지도자를 지켜주지 못해 잃는 일은 없게 하겠다’는 결기, “김어준과 규시민의 입을 통해 진짜라고 확인받지 않는 한 ‘우리 편’에 불리한 뉴스는 모두 믿지 않고 혐오하고 공격”하는 행태, “검찰개혁과 조국수호를 등치시키는” 행동을 ‘빠시즘’이라고 부른다.
법치붕괴의 대표적 사례로 꼽은 건 김학의 출국금지 조치와 관련, 허위공문서와 직권남용이다. 심각한 범죄였는데도, 아무도 개의치 않는다는 사실에 그는 주목한다.
“김학의를 붙잡았고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를 밝혔는데, 그게 무슨 대수란 말인가. 김학의는 붙잡았지만, 정작 헌법의 법치주의와 적법절차 원리는 무너졌다.”(253쪽)
“법치주의와 적법절차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의 공권력 행사를 제한하는 헌법의 대원칙이다. 법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아무리 지탄받는 인물이라도 법의 보호를 받으며 법이 정한 절차와 한계를 넘어 처벌할 수 없다. (...)그런데 검찰을 개혁하겠다는 세력이 법치주의를 무시하고 기본권을 침범하는 행태를 함부로 자행했다면, 그러한 검찰개혁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237쪽)
저자는 조작된 문서였던 ‘윤중천 면담보고서’, 이를 토대로 작성된 ‘윤석열 검찰총장이 성접대 받았다’는 언론의 희대 오보 사건 등도 파헤졌다.
권 변호사는 조국일가의 각종 의혹을 파헤치려는 움임을 보이자 침묵을 요구하는 회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침묵을 제안했고, 침묵의 대가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며, 그는 제안을 행동으로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일로 대학 입학 후 맺은 대부분의 인간관계, 운동권의 대학 선후배, 청년단체 운동 시절 맺었던 관계, 사법시험 공부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활동을 통해 맺은 관계에서 정치적으로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기대도 내려놓아야 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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