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겨냥 수사팀’ 부장·부부장검사 모두 흩어져

대검, 이광철·백운규 등 핵심 인물 기소 결정 아직

인사이동 후까지 미룰 시 사건 재배당 가능성도 남아

지난 25일 서초동 대검찰청에 검찰 깃발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발표했다. [연합]
지난 25일 서초동 대검찰청에 검찰 깃발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발표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다음달 2일자로 검찰 중간간부 인사가 단행되면서 여권을 겨냥해 온 수사팀 구성이 모두 바뀐다. 해체를 앞둔 수사팀은 김학의 불법출국금지 사건과 월성 원전 비리 사건 등을 통해 청와대 인사들을 기소하기로 한 상황에서, 대검이 인사 전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28일 법무부에 따르면 이번 인사에 포함된 고검 검사급 차장·부장 검사 652명과 평검사 10명은 7월 2일부터 바뀐 근무지에서 일하게 된다. 인사안대로면 그간 여권을 겨냥한 수사를 해오던 부장·부부장 검사들은 모두 수사팀을 떠난다. 전날 이동을 위한 준비 시간까지 감안하면 이들에게 남은 시간은 사실상 3일이다.

이들은 그동안 ‘권력 수사’ 핵심 인물들에 대한 기소 방침을 대검에 보고했지만, 대검은 결정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대검은 수원지검의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기소 방침 보고에 대해 ‘이 비서관의 혐의가 명확히 떨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결정을 미뤄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인사 발표 전날인 지난 24일에도 수원지검이 대검에 네 번째 기소 결재를 올리면서, 대검 역시 결정을 계속 미루거나 불기소 결정을 내릴 경우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생길 수 있게 됐다. 수사팀은 이번 보고에 지난 22일 소환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조사 내용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확한 혐의 규명을 위해 ‘윗선’의 조사 내용을 보강해 보고한 셈이다.

‘김학의 불법 출금 의혹’ 수사를 이끈 이정섭 부장검사는 대구지검 형사2부장 검사로, 김재혁 부부장검사는 대구지검 공판2부장으로 발령 났다. 이 부장검사는 ‘김학의 불법 출금’ 사건 외에도 조 전 장관의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의 공소 유지와 이규원 검사·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재판에도 관여한다.

또한 ‘월성 원전 비리 의혹’ 수사를 맡은 대전지검 형사5부 이상현 부장검사도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으로 가게 됐다. ‘월성 원전’ 수사팀 역시 백 전 장관,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등 주요 인물을 기소하겠다고 대검에 전달했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둘을 기소한다면 월성원전 사건은 산업부를 떠나 청와대 차원으로 확대된다. 마찬가지로 ‘청와대 기획 사정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도 부장·부부장검사가 사건에서 손을 뗀다. 변필건 형사1부장은 창원지검 인권보호관으로, 권내건 부부장은 대구지검 부부장으로, 정현 부부장은 경주지청 형사부장으로 이동한다. 승진 보직인 중앙지검 선임 형사부장이 지방 검찰청 인권보호관으로 밀려나는 것은 사실상 좌천 인사로 받아들여진다.

대검은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인사이동 시한까지 결정을 비룬다면, 수사팀 교체에 따른 수사 차질 상황을 용인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법무부가 직제개편을 하면서 일반 형사부에선 6대 범죄에 대해 직접 수사가 불가능해, 사건을 재배당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실제 사건을 다른 부서로 재배당한다면 정치적 중립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법무부는 직제개편안이 시행 이후 사건에서부터 적용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일선 검찰청 검사장의 의중에 따라 사건 배당이 달리질 수 있다.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