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지의 노래 배경 168계단은 스테디셀러
밤 케이블카 매력적인 송도, 용궁다리 신설
차장이 스크린, 미포-송정-청사포 블루라인
이기대 황령산 단장, 만덕동 전망대 변신중
춤추는 야경예술 같은 뮤지엄 ‘다’ 요즘 핫플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부산 서쪽 아미산전망대, 송도 야간 케이블카에서부터 동쪽 기장의 수채화 같은 죽성성당, 고흐의 별밤 그림 같은 문중방파제에 이르기까지, 항도의 밤 정취를 만끽할 현지인 추천 명소는 족히 50곳은 넘는 것 같다. 그리고 변신을 거듭한다.
▶아버지 성대모사 잘 하는 BTS 정국의 만덕동= 22일 빌보드 메인차트 ‘핫100’에서 4주연속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전한 방탄소년단(BTS)의 지민의 고향 윤산 자락, 정국이 살던 만덕동과 레고마을 밤의 서정도 포근하다.
지민과 정국은 그룹내에서도 만능 아티스트로 꼽히는데, 다채로운 서정을 품은 고향마을에서 키운 심미안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방탄소년단 정국은 예능할 때 아버지를 자주 거론한다. 그만큼 부친의 정을 듬뿍 받고 자란 정국의 아버지 성대모사는 이제 멤버들 사이, 아미들 사이의 유행어가 됐다.
정국이 살던 북구 만덕동은 숨은 ‘야경 맛집’인데, 더 많은 여행자가 편하게 볼 수 있게 만덕고갯길 전망대를 만들고 있다. 내년까지 완성되지만, 그 전에도 찾아가 힐링하는데에 아무 문제가 없다. 금정산을 다 오르기 전 낙동강 등 서부산권을 조망하는 곳이고, 중간휴식터이기도 하다.
▶부산예고 전체 수석 지민의 고향 윤산은 ‘걷기좋은 숲길’= 윤산중학교를 졸업한 지민의 모교는 지금 부산산림교육센터로 바뀌었다. 지민은 이 학교를 나와, 특목고 못지 않게 명문대 합격생을 많이 배출하는 부산예고에 수석합격했다.
무용과 지망생으로는 이례적인 족적이었다. 그가 자신들의 대중가요에 발레 안무를 적용한 것은 세계적으로 유명해 졌는데, 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안무가이자 무대 연출가인 매튜 본(Matthew Bourne)이 극찬하기도 했다.
지민이 노력과 고난 끝에 꽃길을 걷는 사이 ‘부산 걷기좋은 숲길’로 선정된 윤산 역시 금정산, 동래읍성으로 연결되는 힐링산책 맛집이다. 해발 318m 윤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야경 또한 멋진 곳이다.
편백숲길, 나무데크쉼터, 정자, 숲속운동공원 등이 조성돼 있어 낮에도 단골등산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보통 오후에 올라가 기막힌 석양을 보는 탐방객이 많다.
강다니엘이 자란 영도는 낮과 밤이 모두 여행자의 감성을 적시는 24시간 여행지가 됐고, 에이핑크 정은지의 고향 해운대와 인근 수영강,광안리의 밤도 더욱 재미있게 업드레이드 됐다.
▶송도 용궁다리, 이기대 LED길 새 단장= 이젠 부산 감성여행의 스테디셀러가 된 이경규의 168계단과 후니쿨라 같은 모노레일, 168 전망대는 정은지가 부른 노래 ‘하늘바라기’에 나오는 ‘가장 큰 별이 보이는 우리 동네’의 배경이 되면서 더 친근감을 돋운다. 유치환의 빨간우체통은 밤에도 붉은 빛을 잃지 않는다.
최고 86m 높이에서 송도해수욕장 동쪽 송림공원, 서쪽 암남공원까지 1.62km 바다 위를 밤낮으로 가로질러 다니는 송도해상케이블카에는 지난 6월 송도용궁구름다리를 새로 개통했다. 거대 용 조각 예술조형물, 어린왕자와 비행기 조형물이 있는 암남공원과 그 앞에 있던 동섬을 150m 다리로 연결한 것이다.
높은데서 아래로 내려다 보는 야경 말고, 얕으막한 해변에서 옆이나 위로 야경을 감상하는 이기대공원(동생말)에는 마을버스정류장에서 전망대까지 LED난간조명, 포인트조명 137개와 포토존이 140m 길이로 마련됐다.
▶야경감상후 아침여행은 블루라인으로= 황령산 전망쉼터는 최근 더 편하게 단장했다. 360도에 걸쳐 부산의 전역을 파노라마로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경부 커뮤니케이션 수단, ‘황령산 봉수대’ 터가 남아있는데, 방송송신탑, ICT통신탑이 봉수대를 계승했다.
하룻밤을 자고 난 뒤 아침바다를 파노라마처럼 즐기는 해운대 블루라인파크로 향한다. 해운대 미포~청사포~송정에 이르는 4.8㎞ 구간의 동해남부선 옛 철도시설을 친환경적으로 재개발해 수려한 해안절경을 즐기도록 한 것이다.
도시재생의 새로운 모범이 된 이 열차의 내부는 바다만 볼수 있게 동해해변열차 처럼 경기장 스탠드처럼 설계했다. 차창은 스크린이 된다. 더 높은 모노레일에 4인승 빨간 스카이캡슐이 동행한다.
▶‘뮤지엄 다’, 아방가르드, 팝아트가 놀랜다= 부산엔 예술공간도 많은데, 요즘 뜨는 핫플레이스는 센텀시티의 ‘뮤지엄 다(DAH)’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의 유니크 베뉴(Unique Venue)로 선정된 이곳은 2인조 미디어 아티스트 ‘꼴라쥬플러스’(장승효 & 김용민)와 예술 전문 기획사 KUNST1 이 설립한 복합문화시설로 800만개의 고화질 LED를 바닥과 천장, 벽면 825m²에 설치해 초현실적인 광경을 그려낸다. 디지털 매체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융합하는 미디어 아트공간으로, 클래식 명작에 빛 기술을 더한 ‘빛의 벙커’와는 색다른 감흥을 일으킨다. 음악보다 더디던 미술 감흥의 즉각성이 가장 센 곳이다. 현대미술의 일으킨 아방가르드, 팝아트가 놀랠 것 같다.
현재 수퍼네이처-지속가능한 미래가 메인테마 전시이다. 뮤지엄은 출발지점 ‘천국의 문을 두드려요’를 시작으로, 이터널 선샤인, 미라클 가든, 숲속에서 잠들다, 아트 배쓰룸, 아트 키친, 다큐멘터리존, 기획전시실 등 테마로 나뉘어져있다.
▶청년 예술가들의 실험, 그리고 부산의 변신= 광화문 세종대왕상을 만든 김영원 작가가 그리팅맨을 닮은 동상을 미라클 가든 메인전시장 한복판에 세웠고,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프루스트 의자라는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대중의 많은 소비를 부르는 게 가장 좋은 디자인’이라는 독특한 미학을 가진 카림 라시드의 방도 있다. ‘뮤지엄 다’에선 18명의 실험적 청년작가들이 대거 참여해 2021년형, 2022년형, 2030년형 예술들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봄엔 대저들과 낙동강둑방, 여름엔 바다와 해양레저, 가을엔 산, 겨울엔 포근한 거리와 미식, 뭐든 다 되는 부산이다.
온국민이 국난극복을 취미 삼는 동안, 부산 사람들은 또 새로운 매력들을 더했는데, 그들의 부캐 취미는 ‘변신’인 듯 하다. 일신우일신 하는 방탄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