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마리 앙투아네트’리뷰
마리 앙투아네트와 프랑스 혁명이라는 소재는 있었지만 주제는 모호했다. 지난 1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화려한 의상과 무대로 시선을 사로잡은 반면 프랑스 혁명에 가담한 시민들이 돈에 매수된 것으로 묘사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전개로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라는 물음표를 남겼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14살의 나이에 왕비 자리에 올라 사치스러운 삶을 살다가 프랑스 혁명이 발생하자 단두대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다. 이처럼 드라마틱한 그녀의 일생은 영화, 소설, 만화 등의 단골 소재로 쓰였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동명의 영화와 마찬가지로 탑처럼 쌓아올린 가발, 형형색색의 드레스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비스듬히 경사진 무대는 360도 회전하며 우아한 베르사이유 궁전, 달밤의 야외 무도회장, 목가적인 정원 등으로 지루할 틈이 없이 바뀌었다.
1막에서 페르젠 백작과 불륜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여인으로 묘사됐던 마리 앙투아네트는 2막에서 억울하게 누명을 쓴 비운의 여인이 된다. 빵집을 털어 굶주린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거리의 여왕 마그리드 아르노의 비중도 마리 앙투아네트 못지않다. 마리 앙투아네트와 마그리드가 듀엣으로 부르는 ‘증오 가득한 눈’은 두 여배우의 폭발적인 가창력이 어우러지며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이끌었다.
하지만 마그리드가 선동할 때는 꿈쩍도 하지 않던 시민들이 오클레앙 공작이 나타나 돈을 준다고 하니까 혁명에 가담하고, 정치 운동가 자크 에베르가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지저분한 루머를 퍼트리는데만 혈안이 돼있는 것으로 묘사하는 등 프랑스 시민혁명에 대한 해석은 뜨악한 기분을 들게 한다.
극작가인 미하일 쿤체는 “마그리드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겪는 부당함을 목격하며 혁명이 세상에 정의를 가져다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복수는 해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주요 포인트”라고 밝혔다.
하지만 마그리드가 가진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 헛웃음이 나올 뿐이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지난 2006년 일본 도쿄 제국극장에서 초연한 이후 독일 브레멘(2009년), 독일 테클린부르크(2012년)에서 공연했다. 뮤지컬 ‘모차르트!’, ‘엘리자벳’ 등을 탄생시킨 극작가 미하일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의 작품이다. 한국 공연에서는 옥주현과 김소현이 마리 앙투아네트를 맡고, 윤공주와 차지연이 마그리드로 출연한다. 내년 2월 1일까지 공연한다.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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