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은 도전적·국가적 과제다. 기후변화 이슈에서 생겨난 탄소중립은 지속 가능한 발전 패러다임은 물론, 수출경쟁력·자금 조달과도 연계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야 할 길이 됐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화석연료 기반 산업구조의 재편, 재생에너지 확대·개발 및 보급 등이 이뤄지려면 정책·기술·사업의 개발과 연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 ‘2050 정기저탄소발전전략’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확정했다.

다각적 해법 모색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환경부는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2021년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오래전부터 익숙한 풍력·태양광 외에 재생에너지 확대 측면에서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 생산 확대’가 눈에 띈다. 2019년 13%인 음식물바이오가스화 처리율을 2025년까지 3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개발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쓰레기 발생량 중 44%가 유기성 폐자원이며, 음식물쓰레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국내 1일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2019년 기준 약 1만4000t으로 수거·처리에 연간 2조원 이상이 소요된다. 1인당 하루 발생량은 0.37kg으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프랑스 0.15kg의 2배, 스웨덴 0.09kg의 4배이며 연평균 1.6%씩 증가하고 있다. 자원화와 탄소중립에도 기여할 수 있게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난제 해결을 위한 특화기술의 적극적인 개발이 필요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음식물쓰레기의 97%가 사료화·퇴비화 및 바이오가스화를 통해 재활용된다. 음식물쓰레기로부터 생산된 퇴비는 대부분 무상으로 농가에 지급된다. 그러나 품질이 비료 규격을 만족하지 못하고 장기간에 거쳐 염분 축적 및 토양의 구조 악화를 초래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악취, 토양·지하수 오염, 가축병 확산 등 사회문제를 심화시키기도 한다. 기존 음식물쓰레기 자원화기술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는 다량의 염소 처리,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 배출 저감, 시설의 부식 방지 등이 지적된다.

정책·제도·기술의 효율적 연계와 사업화 체계가 필요하다. 개발된 기술을 원활하게 적용하기 위한 정책, 기술 적용에 따른 인센티브 부여 등 관련 제도, 초기 시설투자비 지원, 정책에 따른 특화기술 개발, 정책·제도·기술을 융합·연계해 사업화를 촉진할 수 있는 플랫폼 마련 등이 그것이다. 민·관의 가교·융합을 촉진할 국책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최근 기존 자원화기술 한계를 극복, 음식물쓰레기를 친환경 저탄소 석탄 대체연료로 탈바꿈시키고 까다로운 유럽연합 1등급 기준을 충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기술·업무의 분야별 요소·전문가로 구성되고 효율적 융합·가교를 위한 연구클러스터도 추진 중이다. 환경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의 지원과 유기적인 협조도 필수적이다.

탄소중립 목표 연도는 2050년으로, 다른 국가적 목표보다 멀리 설정돼 있다. 특성상 대응 성과도 완만하게 나타날 것이다. 기후변화의 불확실성, 기존 산업 체계의 견고함,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불안 등이 존재하지만 과학적 논리와 객관적 정보에 기반한 기술개발이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의 세계 선도 국가로 발돋움하는 데 기여하기를 소망한다.

김병석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