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MMF보다 고금리

‘그림자 금융’ 위험 차단

중국 인민은행
중국 인민은행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 금융당국이 1조달러에 달하는 은행 자산관리상품에 대한 규제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고수익을 내걸고 팔아온 자산관리상품은 부동산이나 저신용 채권 등 투기로 흘러들어가 중국 그림자 금융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산관리상품을 주요 자금원으로 사용해왔던 부동산개발 관련주가 폭락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5일 ‘자산관리상품관리에 규범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다. 은행의 자산관리상품의 투자범위, 유동성, 레버리지 등을 규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따르면 은행과 자산관리기관은 투자금을 AA + 이하 등급의 장기 부채나 채권에 투자할 수 없게됐다. 자산관리상품의 레버리지는 120%로 제한되고 투자 분야도 단기 은행 예금,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중앙은행 어음 등만 가능하다.

그동안 자산관리상품은 지방정부나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이 대출채권으로 고위험 고수익 투자상품을 만들었다. 자산관리상품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이들 상품은 투기성격이 강해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3월말 현재 중국 내 자산관리상품 규모는 7조3400억위안(약 1280조원)으로 2019년말과 비교할때 76% 가량 늘었다. 새 규제에 따라 이 가운데 2조5000억위안 규모의 투자금이 불법 자산관리상품으로 분류돼 내년 말까지 저수익 고우량 투자로 갈아타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는 2019년 12월 자산관리상품 규제 초안을 마련하는 등 규제 강도를 계속 높여왔다. 음성적 담보와 듀레이션 불일치, 투자처 불투명성 등 자산관리상품이 그림자 금융의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럼에도 중국 은행과 투자기관들은 예금이나 MMF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고위험 상품에 계속 투자해왔다.

중국 CSC Financial의 보고서는 이번 규제 강화로 자산관리 시장이 10% 가량 축소되고 은행 수익도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주요 자산관리상품에서 자금을 충당해왔던 부동산개발 분야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 규제가 발표되자 15일 홍콩에 상장된 부동산 개발사 시피홀딩스(Cifi Holdings Group) 주가는 5.4%, 헝다그룹 주가는 2.5% 떨어졌다. 중국부동산 개발업을 추종하는 블룸버그지수는 이날 2020년 9월 이후 1일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홍콩 금융사인 코어 퍼시픽 야마이치의 연구원인 카스터 팡은 “자산관리상품에 현금이 유입되지 않으면 부동산개발업자들은 채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의 자산관리상품 규제가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했던 블랙록이나 JP모건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에게는 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