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중국견제법 대응해
中 반외국제재법 10일 처리
실질적 타격 입힐 내용 담아
주변국에 선택강요 가능성 ↑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넘어 정면충돌 양상이다. 양국이 잇따라 서로를 정조준한 입법절차에 들어가면서 ‘실력대결’이 불가피해지는 모습이다. 한국 등 주변국은 양국 사이에서 불가피한 선택을 강요 당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 7일 열린 제29차 회의에 초안을 제출한 ‘반 외국 제재법’을 10일께 통과시킬 전망이다. 미국 등이 중국 기업을 부당하게 제재하면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 지원하고 보복 조치하는 내용이 골자다. 구체적인 법안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해외 기관의 중국 인사나 기관 제재 시 구체적 대응법을 명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상원이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중국과 경쟁이 치열한 핵심 산업 기술 개발과 생산에 2500억달러(약 280조원)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중국 견제법을 내놓은 데 대한 대응이다. 중국 견제법은 8일(현지시간) 찬성 68, 반대 32의 압도적 표 차로 미 상원을 통과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확히 양분된 상원 의석분포를 고려하면 초당적 지지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위기의식이 크다는 방증이다.
중국은 그동안 부처 차원이던서방국에 대한 견제와 대응을 국가 법률 차원으로 끌어 올리고 있다.
지난 7일 전인대 상무위 법제위원회 대변인은 “일부 서방국이 정치적 필요와 이데올로기 편견에서 신장위구르자치구, 홍콩 관련 문제 등 각종 구실로 중국을 음해하고 압박했다”면서 법안의 의도를 명확히 밝혔다.
중국의 이같은 행보는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이후 미국이 자국법을 근거로 중국 기업들에 제재를 가하는 것에 대한 본격적인 반격이다. 미국이 국내법에 근거해 다른 국가에 개입하는 ‘롱암법’을 근거로 중국의 정치인까지 제재하자, 중국 내부에서 대응을 위한 법적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게 일었다. 이미 올초 중국 상무부는 법원이 미국 등의 대중국 제재에 동참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처벌할 수 있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치카이(戚凱) 중국정법대 글로벌문제연구소 교수는 “일부 국가가 자국 법률에 따라 중국을 제재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우리도 대응할 때 법적 명분이 필요하다”면서 “서방 국가들이 경거망동하지 못하도록 억지력을 갖추는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내년 2월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보이콧 카드’도 재점화시켰다. 기존 입장을 바꿔 ‘동맹과 합의만 이뤄지면 어떤 방식으로든 중국을 압박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대만과의 무역협정 논의도 재개할 것임을 시사하면서 미중 갈등은 트럼프 정권 시절보다 오히려 격화될 전망이다.
한희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