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수출전망
‘코로나 수혜’ 가전·컴퓨터 “점차 둔화”
정부에 통상여건 개선·규제완화 주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혜로 ‘잘 나가던’ 가전,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바이오 업종의 수출 상승세가 연말부터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2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을 대상으로 15대 품목에 대한 수출 전망 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수출 호조세가 가장 먼저 꺾일 품목으로는 컴퓨터(16.7%), 석유화학(15.4%), 디스플레이(12.3%), 바이오·헬스(11.1%), 가전(8.6%)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던 가전, 컴퓨터 등의 수요가 점차 둔화할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올해 하반기부터 하락이 예상되는 품목은 바이오·헬스(60.0%), 가전(57.1%), 컴퓨터(50.0%), 석유화학(40.0%) 등이었다.
한국 수출 비중 1위인 반도체도 예외는 아니었다. D램 중심의 수요 강세로 ‘내년 상반기’(63.6%)까지 수출 증가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단가 하락으로 이후에는 증가세가 꺾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디스플레이도 내년(상반기 40.0%·하반기 40.0%)부터 하락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그동안 진단키트 특수를 누리던 바이오·헬스의 경우 백신 접종 확대에 따라 수출이 주춤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은 ‘내년 하반기’까지 수출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란 의견이 각각 62.5%, 57.1%로 조사됐다. 선박은 ‘내년 상반기’(33.3%), ‘2023년’(33.3%), ‘2024년’(16.7%)으로 의견이 엇갈렸다.
전문가들은 국내 수출 산업에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글로벌 수요 감소’(36.0%)를 가장 많이 꼽았다. ‘미중 패권갈등’(27.7%), ‘보호무역주의 확산’(13.9%)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수출 경쟁력 유지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는 ‘주요 수출국에 대한 정부의 통상여건 개선 노력’(38.9%)이라는 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
이어 ‘규제개선·세제감면 등 기업환경 개선’(33.3%),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지원 확대’(27.8%) 순이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향후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더라도 현재의 수출 호조세를 지속하려면 대외적으로는 수출국의 통상여건 개선을, 대내적으로는 규제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코로나 팬데믹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에도 수출 실적이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지만 언제 또다시 위기가 올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미중 패권갈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수출 기업들의 경영활동을 지원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