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성추행 신고를 했다가 2차 가해에 시달려 극단적 선택을 공군 부사관 이모 중사의 유족 측이 7일 사건 초기 변호를 맡았던 공군 법무실 소속 국선변호사를 고소한다.
유족측 변호인 김정환 변호사는 이날 오후 3시경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국선변호사 A 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공군은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를 정식 신고한 지 엿새 만인 지난 3월 9일 공군본부 법무실 소속 군 법무관인 A씨를 국선변호사로 지정했다. 그러나 A씨는 이 중사가 사망할 때까지 단 한 차례도 면담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몇 차례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가 전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측은 A 씨 선임 이후 이 중사의 결혼과 신혼여행, 자가격리 등 개인 사정으로 면담을 진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6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공군 제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은 이 중사가 3월 초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뒤 약 한 달 만인 4월 7일 20비행단 군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다.
그러나 사건을 넘겨받은 공군검찰이 가해자인 장 모 중사를 상대로 첫 피의자 조사를 한 건 55일만인 지난달 31일로 파악됐다. 피해자가 사망한 이후다. 이마저도 첫 조사 일정을 이달 4일 이후로 잡아놨다가, 피해자가 숨진 채 발견되자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검찰은 통상 피해자 조사부터 한 뒤 가해자 조사를 진행하는데, 당시 이 중사의 심리적 불안정 등을 이유로 피해자 조사 일정이 지연되면서 가해자 조사도 연쇄적으로 늦어진 것이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다.
하지만 군사경찰 조사 때부터 이미 피해자와 가해자 주장이 극명히 엇갈렸고, 사건 송치 직후인 4월 15일 피해자는 군 성고충 상담관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까지 보낸 상황이었다.
군사경찰 초기 조사에서 피해자 진술은 확보된 상황이었던 만큼, 군검찰이 가해자 및 목격자 등을 우선적으로 조사했다면 최악의 상황까지는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군검찰이 성추행 사건을 얼마나 안이하게 대처했는지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