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동자 과로사 이행점검단, 314회에 걸쳐 터미널 현황 조사
“분류 작업에 대한 사회적 합의안, 이행 수준 미비”
“택배 분류 작업 시 드는 비용을 택배기사에 전가”
진보당·택배노조 “사회적 합의안 철저 이행 촉구”
CJ대한통운 측 “분류 지원 인력 4100여명 투입”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올해 1월 마련된 물품 분류 작업에 대한 택배사와 노동자들의 사회적 합의안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택배 물품 분류 작업에 대한 책임을 회사가 지도록 명문화했지만, 이에 대한 이행이 원활하지 않아 택배노동자들이 과로사 위험이 여전하다는 설명이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 이행점검단’(이하 점검단)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노동자는 여전히 과로사 위험에 노출됐다”며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라”는 입장문을 내놨다.
점검단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 부산 등 전국 주요 시도 각지에 있는 택배 터미널을 방문해, 총 314회에 걸쳐 분류 작업과 관련된 사회적 합의안 이행 여부를 확인했다. ▷분류 인력 투입과 비용 문제 처리 파악 ▷택배노동자 면담과 노동상담 ▷대리점장 면담 요청 등을 진행했다.
그 결과 상당수 터미널에서 분류 인력 투입이 미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분류 인력을 아예 투입하지 않은 경우 ▷점검단이 세 차례 방문하는 동안 분류 인력 투입이 없고 관계자들의 설명도 없는 경우 ▷(택배노조원 수에 맞춘 분류 인력 투입이 진행돼야 하는 상황에서)조합원 수가 적어 실질적으로 분류 작업 인력 투입 역시 매우 적은 경우 등이 조사 결과 나타났다.
분류 인력이 투입되지만 이에 대한 비용 부담을 택배기사에게 떠넘기는 모습도 목격됐다. ▷분류 인력은 투입되고 있지만 대부분 비용을 택배기사에게 전가 ▷분류 인력의 업무 시간이 추가될 경우 기사들이 일부 비용 부담 ▷택배회사 측에서 분류 인력을 구하지 못해 기사들이 직접 분류하면 박스당 20원씩 지원을 하겠다고 해 기사들이 작업하는 모습 등이 점검단 방문 결과 목격됐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온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점검단이 방문하면 현장의 모습을 감추고 점검을 방해하는 경우가 빈번했다”며 “엄밀히 말하면 사회적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면서 분류 인력을 제대로 투입하고 있는지 공개한 터미널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태완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지난 1월 1차 사회적 합의가 진행됐고, 이달 8일 2차 사회적 합의를 앞두고 있다”며 “택배사들이 코로나 시기에 많은 수익을 냈지만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자신들의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적용 시기를 1년 뒤로 미루려 한다”고 비판했다.
점검단원으로 활동한 진보당원 김나영 씨는 “점검단 활동을 하면 할수록 ‘과로사 대책이 맞나’라는 의구심만 들었다”며 “사회적 합의 결과를 모르는 택배 노동자들도 있었는데 이들에게 택배회사가 ‘몰라도 된다’고 했다는 증언도 들었다”고 했다.
점검단 측은 “여전히 택배노동자를 과로사로 내몰고 있는 정부와 택배회사를 규탄한다”며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4100여 명의 분류 지원 인력을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며 “관계부처와 사회적 합의 기구 등을 통해 관련 상황을 성실하게 공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