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승인없이 ‘항균·소독’ 등 표현

소규모 업체, 대기업 재고 판매도

정부 승인을 받지 않은 가습기 살균제가 여전히 온라인 쇼핑몰에서 팔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10년 전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통해 위해성이 잘 알려진 액체형, 고체형이 아닌 ‘필터형’ 가습기 살균제는 향균·소독 필터 등의 이름으로 판매되며 사실상 ‘감독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일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에 따르면, 은(銀), 세라믹, 제올라이트 등 무기성분이 포함돼 유·위해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살균부품을 포함한 가습기 필터들이 환경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시중에 판매, 유통되고 있다.

실제로 대형 포털사이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세라믹 향균볼이나 제올라이트, 아로마를 첨가한 미승인 가습기 살균 필터들이 아무 제재 없이 판매되고 있었다.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있는 가습기 살균제란 이름 대신, 항균, 향균, 소독 등의 표현으로 필터 기능을 소개하고 있었다.

이들 중에는 유명 브랜드 제품도 있다. 지난해 10월 사참위가 문제를 제기한 삼성·LG·코웨이 등의 가습기 살균 필터는 판매가 중지됐지만, 이들과 유사한 형태의 위니아 가습기 필터는 여전히 판매 중이다. 위니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당 제품은 2018년 12월말에 생산 중단됐고, 2020년 10월에 판매 중지됐다”며 “본사에서 콘트롤하지 못하는 소규모 업체에서 재고분을 판매할 수 는 있지만, 당사가 판매하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소규모 업체들이 중국산 살균 필터를 이용해 가습기를 제조하거나, 중국제 필터형 가습기를 들여와 판매하는 경우는 더 많았다. 이들은 모두 가습기 수조에 넣어 쓰는 방식으로, 물속에서 살균 기능을 하는 제품이다.

사참위 관계자는 “가습기 수조 안에 들어가는 살균기능 필터도 가습기 살균제로, 당국 승인을 받고 판매해야 하지만 승인 신청을 한 곳은 없다”며 “지난해 10월 한 차례 문제제기를 했지만 여전히 감독, 제재 없이 팔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