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문화예술 기회 확대 위한 서울시향 ‘방만·허술 경영’

2019년 노사단체협약서 중 인사·경영권 사용자 제한 논란

단원평가없이 임금인상, 정년제도 등 개선 필요 기관장 경고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시민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 확대를 목적으로 설립된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단원 노동조합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해 인사권을 사실상 노조에 송두리째 넘긴 2019년 ‘노사 단체협약서’ 사항 등 허술한 경영으로 서울시 감사위원회로부터 무더기 지적을 받았다.

1일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서울시향을 대상으로 한 특별감사 결과를 보면 시 감사위는 시향에 단원평가 미흡 및 정년규정을 개선하라며 주의 요구와 함께 기관장 및 기관경고를, 물품 및 악기관리 업무소홀을 들어 시정 주의요구를 내렸다. 감사위는 또한 2019년 체결돼 오는 9월에 갱신되는 단체협약 내용 중 노사가 사실상 인사경영권을 나눠 갖는 조항에 대해 개선을 주문했다.

이 단체협약은 이후 단원 노조에 속하지 않은 직원들과의 갈등 등 내분을 낳으며 논란이 됐다. ▶ 2020년 2월 17일 헤럴드경제 ‘서울시향 노-노 갈등 격화…단원노조에 대한 불만 분출’ 참조

단협 내용 중 논란이 된 사항은 ▷노사 동수 인사위원회 조합 동의 ▷재단의 이사회 및 모든 위원회에 노동조합 참관 ▷노사동수 징계위원회 ▷정규직 채용원칙·채용관련 조합과 합의시행 ▷신규입사자 노동조건 기존 노동자와 동일적용 ▷음악감독·부지휘자·공연기획자문·상임작곡가 공개채용 예외 허용 및 조합 합의 ▷부지휘자·공연기획자문·상임작곡가 채용 및 재계약 시 노동조합 동의 ▷경영본부 직원 채용 시 노동조합 추천위원 구성 등 인사경영권을 노조와 공동 행사하는 부분이다.

감사 결과 시향은 사전에 법률자문을 구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사실상 노동조합이 사용자의 고유권한인 채용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겠다는 것으로 매우 바람직하지 않음”이란 지적과 함께 ‘수용불가’ 의견을 받았지만, 노조 의견을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 감사위는 “일상적인 인사관리를 어렵게 만들었고, 경영권이 침해받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으며, 이후에도 불합리한 조항에 대한 세부적인 개선계획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 감사위는 공공부문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사 단체협약서 내용 중 제37조(인사위), 39조(채용), 49조(징계절차) 등 사용자의 인사·경영권의 본질적 내용을 제한하는 불합리한 사항에 대해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시향의 대표는 또한 단원평가를 상시평가 및 실기평가를 진행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연봉 및 성과급을 지급해야 함에도,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음악감독의 공석기간 동안 아무런 근거없이 단원에 대한 평가를 중단하고, 특별한 지급근거 없이 내부결재로 전 단원 동률(기본급의 3.0~4.0%)로 보수를 인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단원 이외 경영본부직원, 공무직 등 직원들은 운영규정에 따라 평가받고, 평가 결과에 따라 임금인상률을 차등 적용받는 등 차별적으로 제도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마찬가지로 시향 운영규정은 경영본부 직원의 정년은 60세로 규정했지만, 단원에 대해선 별도 규정을 두지 않아 차별적으로 돼 있었다. 시향과 유사한 KBS교향악단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모두 만 60세를 단원 정년으로 두고 있어 달랐다. 감사위는 “시향은 정규직에 해당하는 교향악단 단원에 부합하고, 단원 외 직원과 차별적 제도 운영이 없도록 조속한 시일 내에 운영규정 개정(단원평가, 정년제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시향은 연주자가 악기를 반출했는데도 반출입 담당 악기감독이 그 내용을 알지 못하고 있는 등 악기 반출입 관리도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시향은 강은경 전 대표가 지난 2월 임기만료로 물러난 뒤 유연식 시 문화본부장 직무대행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후임 대표 인선 절차가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박현정 전 대표가 복귀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