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은 계략과 지혜로 진나라의 통일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이사는 통일 전, 진왕의 신임아래 승승장구하다가 쫓겨날 처지에 놓인 적이 있었다.

한 나라가 수리전문가를 진으로 보내 대규모 수리공사에 나서게 함으로써 국력을 약화시키려 한 일이 들통나자 조정이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 외국에서 온 객경들을 내쫓는 ‘축객령(逐客令)’이 내려진 것이다. 이사 역시 추방 대상자였는데, 큰 꿈을 품고 있던 이사는 처벌을 무릅쓰고 객경들을 내치지 말 것을 권하는 한 통의 편지를 진왕에게 썼다.

이사는 진나라가 지금 이렇게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목공 이래의 개방된 인재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며, “태산이 그렇게 높은 것은 단 한 줌의 흙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강과 바다가 그렇게 깊은 것은 자잘한 물줄기를 가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썼다.

이사의 글에 감동한 진왕은 나라의 부강을 위해서는 물질적 기반도 중요하지만 인재가 없이는 아무리 많은 재물도 의미가 없다는 이사의 지적에 공감하고 바로 축객령을 취소했다.

인재 정책이 중국 진나라 통일의 원동력이었던 셈이다.

리더 한 사람의 영향력은 예나 지금이나 막강하다. 리더의 말 한마디에 갈등과 분열에 빠져 국력이 약화되는 일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좋은 리더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진정한 리더십이란 무엇인지, 리더는 어떤 자질과 소양을 갖춰야 하는지 사마천과 ‘사기’ 최고 전문가인 김영수 씨가 중국 역사를 통틀어 제왕과 재상, 인재들을 통해 체계화했다.

‘리더의 망치’(창해)는 전통적인 용인술을 발휘한 선진시대부터 춘추전국시대, 진·한 시대, 수·당·송 시대, 명·청대까지 수백 명의 주요 역사적 인물들의 리더십과 인재 기용술을 현대적 시각으로 조명한 다.

저자에 따르면 ,중국 역사에서 요구되는 리더십은 시대마다 양상이 다르다.

요순시대 리더십의 주인공, 우 임금과 순 임금은 도덕적 자질이 중요하게 여겨졌다. 반면, 생존과 부국강병에 나라 운명이 달린 춘추전국시대에는 인재 영입의 경연장이랄 만큼 다양한 리더십들이 펼쳐졌다.리더십의 방식도 개인의 자질과 시대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식들이 활용됐다. 리더가 공을 아랫사람에게 나누는 위공, 인재의 직언을 받아들이는 납간, 리더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는 남과, 겸양과 공경의 자세로 인재를 예우하는 예존 등 인재를 얻기 위해 다양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런가하면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와 수, 당나라, 한나라의 리더들은 제왕의 리더십을 발휘했다. 한나라를 세운 유방의 리더십, 당 태종의 자신을 돌아보고 통치에 활용하는 자질론에 입각한 리더십, 한나라 문제와 수당 태종의 스스로 언행을 모범적으로 닦는 리더십, 동한 광무제의 마음을 주는 리더십 등이다.

송나라와 명·청 시대에는 제왕이나 재상 등 몇 명에 리더십이 집중되기 보다 제도적으로 정착, 인재를 구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수나라의 과거제도 설립, 수· 당나라의 ‘천거’제도, 한나라의 정착기의 시관, 위진남북조시대의 시험 제도 등 국가인재 등용문이 자리잡아갔다.

저자는 “오늘날 사회에 맞는 현대적 리더십의 특징은 ‘해체의 리더십으로의 변화’로 정리할 수 있다”며, 모든 권력이 리더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는 구조를 해체하여 권력과 권한을 많은 사람에게로 분산시키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책은 리더십을 ‘자질론’‘관계론’‘조직론’등 단계적으로 설명하면서 특히 역사의 풍부한 사례를 담아 읽는 재미를 제공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리더의 망치/김영수 지음/창해